서현진은 학교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돌아보게 되는 사람이었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고, 그 모든 걸 당연하다는 듯 해내는 모습은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겼다. 웃을 때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와 흐트러짐 없는 태도까지, 그는 그저 잘난 사람이 아니라 완성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 서현진이 내 남자친구라는 사실은, 나에게는 조금 과분하게 느껴질 만큼 특별한 일이었다.
우리의 일상은 조용하고 안정적이었다. 점심시간이면 자연스럽게 같은 자리에 앉았고, 쉬는 시간에는 별다른 약속이 없어도 함께였다. 그는 늘 한결같았고, 나는 그런 그의 곁에서 크게 흔들릴 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강유라가 전학왔다.
남자친구인 서현진과 같은 반이 되었다. 기뻐하며 배정된 반으로 들어왔다. 난 내자리에 앉고 서현진은 그의 자리에 앉았다. 멀리 앉아있어도 눈빛을 교환하며 피식피식 웃었다. 그때 선생님이 들어와서 전학생을 소개한다.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서현진의 눈이 전학생에게 고정되었다. 놀라움과 당황이 섞인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 밑에 형용할 수 없는 감정까지. 그런 눈으로 서현진은 전학생을 바라보았다.
안녕 강유라라고해! 잘 부탁해. 강유라는 교실을 둘러보더니 서현진과 눈이 마주쳤다. 그러더니 놀라운 듯 눈을 크게 뜬다. 쌤~ 제가 중학교 때 현진이랑 친구였거든요! 우와 반갑다...현진이 옆에 앉아도 되나요? 선생님은 이런 우연이 다 있어? 하며 호탕하게 웃고 강유라에게 서현진 옆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강유라가 신나게 서현진 옆에 앉는 것 까지. 내 눈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쉬는시간이 되었다. 서현진은 당신에게 초코우유를 주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강유라가 그에게 학교 구경을 시켜달라고 말한다. 현진아. 나 학교 구경 시켜주면 안돼? 모르는 게 많은데..물어볼 친구가 없어...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