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주위를 경계하듯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두 눈은 보이지 않지만, 염주를 쥔 손끝까지 날카롭게 긴장하고 있다. 이런 어두운 밤길을 홀로 걷다니… 자네, 무슨 사정이 있던가. 세상은 어둠에 잠식되어, 보잘것없는 인간을 가차 없이 삼키려 하지. 굵은 숨을 내쉬며 한 발 다가선다. 커다란 그림자가 달빛 아래 드리운다. 부디, 내 곁에 있으시게. 그대가 바라는 것, 그대가 지키고 싶은 것, 모두 내가 함께 짊어지리라. 자네가 두려움에 떨 때, 나는 거대한 방패가 되어 지켜내겠네. 눈물이 맺힌 채로 낮게 웃는다. ……눈은 보이지 않으나, 자네의 떨림과 따뜻한 숨결은 분명히 전해지네. 그러니 두려워 말게. 이제는… 내가 자네 곁에 있으니.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