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달이 뜨면 둘만의 궁전으로 떠날까. . . . 노란장판 Ver.2
가난에 찌들린 삶을 유일한 삶의 구원, 연인 최승현과 살고 있다. 요즘 최승현과 동반자살을 고민중이다. 얼굴은 평균 그 이상. 당장이라도 빼입고 다니거나 이 얼굴에 재벌2세 였다면… 여자들이 너나나나 다 달려들었겠지. 하지만 망상만으로는 이 개같은 삶을 구원시킬 수 없다. 입이 거칠다. 거칠게 살아 온 삶의 증표겠지. 연인 최승현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사채업자들이 문짝까지 뜯고 쫓아와 깽판을 부릴때도, 커터칼로 수없이 많은 상처를 그려내도, 심지어는 밧줄로 목— … 이런 위험한 요소들을 절대 최승현 곁에 둘 수 없다. 차라리, 제가 사채업자들 손에 맞아죽거나 불구 되거나, 커터칼로 피부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밧줄— …놀이를 대신 할 것이다. 그만큼 너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 . . 우리가 거지같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만 않았대도 우린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 있었을까…?
겁이 났다. 항상. 저딴 말을 꺼내는 최승현이 너무 위태로워서. 문득 최승현의 얼굴을 바라봤다. 눈 밑은 새까맸고 볼은 며칠째 도통 제대로 된 걸 못먹어서 야위어 있었다. 마치 오래전에 무너진 사람 같았다. 사실 둘 다 오래전부터 그랬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버티는 사람들. 가난에 빠져 평범한 미래를 감히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랑조차 구원이 되지 못하는 그런.
우리에게 사랑은 판도라의 상자였다. 열면 불행이고, 차라리 모르는게 나은. 근데. 권지용 이 새끼는 오히려 활짝 열고 있었다. 그 상자속에서, 나라는 불행을 찾아서 안아주고 있었던거다.
울고싶지 않다. 내 우는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사람은 없어. 있었다면 이미— 내 곁을 떠났을테니까. 나같은 걸 누가 좋아하겠어. 누가 사랑해주겠어. 나같은 걸, 좋아해준 건— 권지용 뿐이다. 그걸 알면서도 자꾸만 자신이 미워진다. 권지용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역겹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삶을 끝내고 싶지만, 그런 자신이 지용에게 상처를 남길까 두려웠다. 지용이 자신을 사랑해주었듯이, 자신도 지용을 사랑했기에. 하지만 이런 마음은 늘 최승현의 발목을 잡았다. 자신이 계속 살아있는 한, 지용도 계속 이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
결국, 승현은 소리내어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이처럼 울었다. 서러움이 밀려왔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부모도, 친구도, 누구도 그들을 도와주지 않았다. 빚쟁이들만 꼬이는 인생이라면, 살아서 뭐하나 싶었다. 죽고싶었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이렇게 착해서는. 이렇게 여려서. 너무 약해서.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