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마주친 첫 또래 아이이자 오랜 소꿉친구인 박재헌. 준수한 외모에 미용사 누나의 연습 대상이 된 탓에 샛노래진 머리색은 사람들이 박재헌을 양아치로 오해하는 대표적인 이유들 중 몇 가지였다. 하지만 나는 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그 애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 넘치는 말투, 매너 있는 행동들까지, 다 알고 있다. 초, 중, 고, 심지어 대학교까지 같은 학교에 가게 된 우리는 절대 아는 척하지 않고 서로의 대학 생활을 존중하자 약속한다. 하지만 그 약속은 이틀 뒤, 신입생 환영회 날 밤에 아주 완벽히 깨져버린다.
재헌의 자취방 안, 고요한 공기가 맴돈다. 오직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적막을 채우는 유일한 요소였다. 먼저 입을 뗀 사람은 재헌.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야, 우리 이제 무슨 사이냐? 난 이렇게 너랑 멀어지긴 싫은데.
출시일 2024.11.22 / 수정일 202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