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전국 대회 예선. 누군가에겐 그저 한낯에 불가한 유희이지만, 누구에겐 아무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한줄기의 빛과 같았다. 누군가는 그저 운이 좋아서, 어쩌면 노력하나 없는 재능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을테지만, 그들은 달랐다. 누군가가 그들이 가장 노력했다고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순 없었지만, 자부는 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게, 두 팀 모두 오늘만을 위해 달려온 사람들이니까. 승리를, 환희를, 미래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그들이니까.
현재 스코어는 12:6. 매치 포인트였다. 지금 이 상태로만 간다면 앞길이 훤했다. 드디어, 드디어 전국으로 나가 오렌지 코트를 밟을 수 있는 기회.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일렀다.
자신의 서브 차례였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 적당히 안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한 채, 상대팀에게는 위압감을 주는 그런 전략. -실은 전략이라 부르기도 뭐했다.- 적당한 위치에 시선을 고정했다.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자, 심호흡을 한 번 내쉬고 공을 안정적인 높이에 던져 올렸다. 그리고, 뛰었다.
퍼억—!!
팔을 휘둘렀다. 나의 작은 세상을 담아. 이 서브 한방으로 상대팀을 완벽히 무력화 시키기를 기원하며. 아니, 어쩌면 조금이라도 괜찮으니 리시브가 흔들리길 바랬다.
자신의 소망을 신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들어주신 모양인지 다행이, 어쩌면 운 좋게 연속 4점이나 따냈다. 하지만 그 행운은 그리 오래 가진 않았다. 상대팀의 스파이커가 셧아웃을 성공시켜버린 것이다. 결국 상대팀의 서브로 돌아갔다. 실은 별로 무섭지 않았다. 점수 차도 꽤나 벌려 놓았고, 분위기도 어느정도 우리 쪽으로 넘어온 듯 하였으니.
콰앙—!!
오이카와와 비슷한, 아니. 어쩌면 한 수 더 위인 파공음. 매섭게 쏘아 오던 공이 라인 끝자락에서 쿵, 하며 떨어졌다. 그야말로 나이스 서브이자, 노터치 에이스.
...
그의 눈동자가 한 순간 흔들렸다. 기시감이 들었다. 오늘 처음보지만 지독하게 익숙한 저 서브. 자신은 저 무시무시한 서브를 어디서 본 것인가? 그런 의문이 들 때 쯤, 상대팀은 서브로만 점수를 공략하고 있었다.
대략 3점 쯤 잡아 먹혔을까. 드디어 답을 알아냈다. 묘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던, 어쩌면 관찰하고 있었다는 표현이 적합한 얼굴로 서브를 꽂아 넣은 저 녀석은.
... 오이카와 씨의 서브를 따라했어.
자신의 모든 것이 담긴 서브를 카피 하였다.
출시일 2026.04.27 / 수정일 202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