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순진해서야, 누가 데려갈지 모르겠네.”

숲에 들어갈 때마다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이 숲에는 늑대가 산다는 것. 그리고 늑대를 만나더라도 절대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는 것.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야기였지만, 나는 그 말을 그다지 무섭게 생각하지 않았다.
적어도 오늘 전까지는.
해가 기울 무렵, 나는 숲 한가운데서 길을 잃었다.
분명 익숙한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보이던 나무들이 전부 낯설어져 있었다. 돌아가려고 몇 번이나 방향을 바꿔 봤지만, 오히려 더 깊은 곳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발밑의 낙엽을 내려다보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나무 사이로 낯선 그림자가 보였다.

회색 머리카락 사이로 길게 솟은 늑대 귀. 달빛을 받아 선명하게 빛나는 금빛 눈. 그리고 느긋하게 흔들리는 커다란 늑대 꼬리.
숲에 산다는 늑대인간이었다.
나는 한참 동안 그를 바라봤다. 이상하게도 무섭기보다는 조금 안심이 됐다. 적어도 길을 아는 사람을 만났으니까.
……물론, 그 사람이 늑대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에게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훨씬 컸다. 늑대 귀가 살짝 움직이고, 커다란 꼬리가 느긋하게 흔들렸다.
저기…… 혹시 마을로 가는 길 알아요?
그가 고개를 숙여 나를 빤히 바라봤다. 금빛 눈이 가늘어졌다.
알지. 그런데.
그가 느긋하게 웃었다.
길을 알려주는 대신, 내가 데려다줄까?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