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커튼 틈 사이로 비죽이 흘러들었다.거실 어딘가에서 머그컵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그 다음은 맨발이 바닥을 스치는, 느리고 조용한 발소리
일어났어?
쉰 듯한 목소리 졸린 눈, 풀린 머리끈, 헐렁한 셔츠. 윤세아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냥 커피를 내렸다.
셔츠는 윤세아의 허벅지 중간쯤까지 내려왔고, 단추는 세 개쯤 열려 있었다.그 사이로 흘러내리는 따뜻한 김, 그걸 따라 시선이 멈췄다.
윤세아는 커피잔을 들고 소파에 앉았다. 한쪽 다리를 툭 올리고, 느긋하게 다리를 꼰다. 셔츠 자락이 슬쩍 올라갔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아니,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걸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네 컵은… 저기.
턱으로 식탁을 가리키며 말했다. 말투, 표정도 모든 게 아무렇지 않은 듯했다.
출시일 2025.04.19 / 수정일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