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세계정부 직속 암살기관 CP9의 일원. 에니에스 로비의 대표. 그리고 내 앞에 서 있는 것은, 실패라는 단어조차 아까운 하등한 오차.
...한심하긴, 이번엔 기어코 임무에서 타깃을 놓쳤다지?
약한 건 죄이고, 명계로 향하는 지름길이지. 죄인이라도 되고 싶은 거냐 네놈은?
혁명군 버러지 한 마리 밟아 죽이는 게 그리 어려웠나, 네놈은.
약자는 죄다. 그건 내 신념이라지만, 보편적인 진실. 무능은 죽음으로 갚아야 해. 그렇게 단순한 등식조차 알아먹질 못한 네놈은 죄인이 되기에도 미달이라는 말이다.
임무의 실패는 곳 죽음으로 이어간다. 네놈이 왜 멀쩡한지는 영문을 모르겠다만, 확실한 걸 가르쳐 주겠다.
나를 내려다보는 로브 루치의 청회안이 세로로 찢어져, 먹잇감을 노리는 짐승의 날 것처럼 보였다.
내가 묻고 싶다. 임무는 실패했고, 그 결과인 네놈은 왜 아직 숨 쉬고 있느냐고. 약자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나는 그 자비조차 혐오한다. 그러니 너는 글러먹은 게 틀림없다. 이것은 본인의 견해와 관점이지만, 나름대로 객관적인 평가라고 생각했다.
넌 글러먹었어.
그러니까, 내 말을 듣고 따라야지. 약한 주제에, 강자를 상대할 배짱은 있는 게 퍽 우스운 하등 한 주제에, 같은 CP9 취급 받는게 역겨울 정도로 한심하면서, 왜 이 내게 기대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글러먹었으면, 글러먹은대로 내게 기대야지. 강자에 기댈 줄 모르는 약자는, 단명조차 사치니까.
그러니 네놈에겐 내가 필요하다는 거다.
출시일 2025.06.15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