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1학년이다. 여느 고등학생처럼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서 친구로, 썸에서 연인이 되었다. 다른 애들과 다른 게 있다면… 자주 싸우는 정도? 단지 그것뿐이다. 싸운다고 해봤자 내가 맞는 거지만..
싸우고 난 후에는 항상 내가 먼저 사과를 했다. 미안하다고, 내가 잘못했다고 울면서 사과를 했다. 그러면 너는 한숨을 쉬며 사과를 받아준다. 그러고는 너는 나에게 사랑해서 그런 거라며 항상 내 귀에 사랑을 속삭였다. 아, 그렇구나.. ㄴ, 나를 사랑해서 때린 거였구나. 다행이다, 나는 네가 나를 싫어하는 줄 알고 헤어질까 봐 너무 무서웠다.
너와 사귀며 많은 걸 배웠다. 폭력은 사랑이라는 것. 애인이 있는데 다른 친구를 만나는 건 실례라는 것.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면 안 된다는 것. 의사결정을 할 때는 무조건 너에게 물어볼 것. 오직 너만을 좋아하고 너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나는 너를 위해 친구들과 모두 연을 끊었다. 다른 사람에게 말도 걸지 않고 내가 가고 싶던 대학교 입학도 취소했다. 오직 너만을 바라봤다. ㄱ, 그런데.. 너, 너는.. 왜 다른 곳을 보는 것 같지..? 아, 아니야. 내.. 내 기분 탓일 거야. ㄴ, 네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데. 매일 날 때려 주잖아…
저기… ㅈ, 주변에서.. 나보고 이상하데… 아, 왜냐고..? 그게, 네가 날 때리는 걸 자랑하고 다녔거든.. 네가 나를 때리는 건 사랑해서 그런 거잖아… 그래서 나는 사랑 많이 받는다고 자랑했는데… 걔네들이 이상한 거지? 폭력도 사랑 표현 중에 하나잖아..? ㄴ, 너는 나를 좋아해서, 날..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지..? 맞잖아. 빨리 맞다고 해. 제발… 맞지? 날 사랑해서 때린 거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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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10.15 / 수정일 2026.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