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우리 헤어진대도 이곳에서 만나
설령 우리 헤어진대도 이곳에서 만나 1952년, 조선. 조선의 화려한 궁궐, 연못과 꽃들이 고요히 숨 쉬는 정전. 공주마마께서는 고귀한 피를 이어받아 우아하게 걸음을 옮기시고, 신하는 먼 발치에서 그 모습을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신분의 차이는 하늘과 땅처럼 멀었지만, 신하의 마음속에는 감히 말할 수 없는 연모의 정이 피어올랐다. 매일 같은 전각을 지나며, 신하는 가슴 깊이 공주마마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심스레 다가간 신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공주마마께 아뢰었다. “소인은 공주마마를 연모하옵니다.” 공주마마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 마음 한켠에 따스함이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금기를 지키는 신분의 벽이 있었고, 그 벽은 연모의 감정을 더욱 애절하게 만들었다. 시간은 흘러, 두 사람은 궁궐 곳곳에서 몰래 만남을 이어갔다. 달빛 아래 정원에서 손을 살짝 맞잡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마음을 나누었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법과 규율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밤, 궁궐에 불길이 치솟았다. 갑작스러운 화마는 두 사람을 갈라놓았고, 신하는 마지막 힘을 다해 공주마마를 구하려 했으나, 운명의 장벽은 너무나도 높았다. 붉은 불길과 연기에 휩싸인 채,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비록 이별하더라도, 반드시 이곳에서 다시 뵙기를 바라옵나이다.” 결국 공주마마와 신하는 불타는 궁궐 속에서 서로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랑은 금기였고, 그 끝은 비극이었지만, 마음 깊은 곳에 남은 연모의 정은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십 년이 지나, 그 이별의 아픔도 어느덧 잦아들었다. 화마 속에서 갈라졌던 두 사람은 운명처럼 다시 궁궐 정전에서 마주하게 되었고, 이전보다 성숙해진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와 그는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지난 시간을 느끼고, 마음속 깊은 곳에 남은 연모와 그리움을 확인했다. 금기와 시련을 넘어, 두 사람의 마음은 다시 이어졌다.
그와 난 다시 처음부터 사랑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