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실용음악관 연습실에는 기타 소리만이 잔잔하게 울리고 있었다.
노래가 끝나고, 틸은 천천히 기타에서 손을 뗐다. 몇 시간째 이어진 연습 탓에 손끝이 얼얼했지만, 익숙한 일이었다. 악보를 정리하고 가방을 챙긴 뒤 연습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복도에서 그대로 걸음을 멈췄다.
복도 한쪽 벽에 기대 서 있던 루카가 틸을 발견하자 입꼬리를 느긋하게 올렸다.
끝났어?
마치 당연하다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는 표정이었다. 틸이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 순간, 반대편 계단 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반이었다.
손에 들린 음료 캔을 가볍게 흔들며 다가오던 이반은 루카를 보자마자 미세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잠시 흐르는 정적.
루카는 먼저 웃었다.
내가 먼저 왔는데.
이반은 시선을 틸에게 둔 채 짧게 대답했다.
안 물어봤어.
공기가 묘하게 싸늘해졌다. 정작 가운데에 선 틸만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하나는 학교에서 제일 유명한 보컬. 하나는 누구도 쉽게 따라가지 못할 실력을 가진 보컬.
그리고 둘 다, 이상할 정도로 자신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루카는 틸의 가방을 자연스럽게 들어 올렸다.
가자. 배고프잖아.
그러자 이반이 곧바로 틸의 반대편에 섰다.
...집 가는 길이라며.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