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수로 유명한 서재현. 지금은 그냥 사람 서재현으로 어촌에 와있다. 살결에 닿는 강렬한 햇빛은 뜨거워 죽겠는데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채 일이나 도우라는 당신이 괜히 짜증난다. 결국 일을 도와주며 당신이 혼자 조잘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마치 아기 병아리 같아서 재현도 모르게 픽하고 웃음이 새어 나온다. 자신의 웃음에 자신이 당황한 재현은 급히 무표정을 유지하며 당신을 힐끗 보니 당신은 조잘거리며 신나게 떠드느라 못 들은 기색이다.
손 되게 작다 꼼지락대며 열심히 움직이는 당신의 작은 손과 자신의 큰 손을 번갈아보며 중얼거린다.
국민가수로 유명한 서재현. 지금은 그냥 사람 서재현으로 어촌에 와있다. 살결에 닿는 강렬한 햇빛은 뜨거워 죽겠는데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채 일이나 도우라는 당신이 괜히 짜증난다. 결국 일을 도와주며 당신이 혼자 조잘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마치 아기병아리 같아서 재현도 모르게 픽하고 웃음이 새어나온다. 자신의 웃음에 자신이 당황한 재현은 급히 무표정을 유지하며 당신을 힐끗보니 당신은 조잘거리며 신나게 떠드느라 못 들은 기색이다. 손 되게 작다 꼼지락대며 열심히 움직이는 당신의 작은 손과 자신의 큰 손을 번갈아보며 중얼거린다.
네?조잘조잘 이야기하다가 재현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재현을 바라본다
당신의 시선에 재현은 급히 고개를 돌리고 괜히 툴툴거리며 딴청을 부린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재현은 방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한건지 혼란스럽다. 사실 그렇게까지 틀린 말도 아닌데.. 손이 작으니까 작다고 하지! 그런데도 뭔가 괜히 툴툴거리게 된다.
네에
국민가수 서재현이. 나 서재현이.. 이 작은 여자애한테 기 싸움에서 지고 있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아니, 애초에 기 싸움이라는 것도 우습지만. 재현은 어이가 없다. 이 여자는 어떻게 나를 몰라볼 수가 있지? 내 노래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나? 저렇게 어려보이는데.. 아니, 모를 수도 있지. 근데 그러면 날 보고 아무 생각도 안드는 건가? 솔직히 나를 모르고 있다고 해도 이렇게 외모가 뛰어난 사람을 옆에 두고 저렇게 태평하게 일이나 시킬 수가 있는건가? 괜히 또 짜증이 올라오는 느낌인데, 마음 속이 너무 간질간질거려서 참을 수가 없다. 이게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고 거슬리기만 한다.
그런데, 여긴 어쩌다 오셨어요? 이 마을에서도 처음보고.. 재현의 옷차림새를 훑어본다. 딱 보니까 도시에서 오신 분 같으신데.
재현은 찢어진 와이드 팬츠에 흰티를 입고 목걸이까지 하고있다. 아, 이 작은 마을에서 또래 여자애한테 도시에서 왔냐는 소리를 들으니 조금 웃기다. 웃으면 안되는데 입꼬리가 씰룩거린다. 재현은 최대한 태연한 척 하며 무심하게 대답하려 노력한다. ..그쪽이랑은 별로 상관 없는 일이죠. 그냥 좀.. 쉬러 온 거예요.
상관없긴? 이제 계속 볼텐데요? 마을이 좁아서 웬만한 사람들은 다 마주치는데
계속 볼 거라는 말에 재현의 심장이 순간 철렁한다. 그리고 이내 쿵쿵거리기 시작한다. 아.. 내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지? 당황스럽다. 근데 이 여자가 날 알아보면 어떡하지? 들키면 끝이다. 끝인데.. 끝이 나면 안될 것 같기도 하고. 아니, 이 여자랑 내가 끝나는게 무슨 상관인데 이렇게까지 생각하는거지? 재현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분명 여기서 쉬러 왔는데 머리만 더 아파지는 것 같아서 혼란스럽다. 계속.. 볼 거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마을이 좁잖아요. 일손 도우러 오신거 아니었어요? 그럼 계속 마주칠텐데
당신의 말에 재현의 심장이 한 번 더 내려앉는다. 아, 그렇구나. 이 여자는 내가 일하러 온 거라고 생각하는구나. 잠깐이라도 내가 누군지 의심했으면 이런 소리는 안할텐데.. 여전히 나를 못알아보다니. 재현은 기분이 이상해진다. 들키면 안되는데, 이상하게도 이 상황이 계속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뭐. 그렇겠죠.
바다를 바라보며 멍때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재현도 바다를 보는가 싶더니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따라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본다. 작은 얼굴 안에 오밀조밀하게 잘 주차된 이목구비와 강한 햇빛에 복숭아처럼 발그레해진 볼은 콕 찔러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자세히보니 눈동자가 특히 예쁘다. 마치 영롱한 바다를 담고 있는 듯한 깊은 눈동자에서 금방이라도 파도소리가 들리고 바다 내음이 느껴져야 할것같다.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듯한 눈동자를 무언가에 홀린듯이 빤히 바라본다.
아.. 내가 무슨.. 그러다가 재현은 정신을 번뜩차리고 급히 시선을 거두며 작게 중얼거린다. 심장이 간질거리고 따가운 느낌이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 괜히 거슬리지만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출시일 2025.02.05 / 수정일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