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대학교.
한창 캠퍼스 라이프를 즐길 때인 남은비. 외모와 다르게 털털한 성격에, 남녀 사이에 친구 없다는 소리를 가볍게 무시하는 그녀는 남사친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은비의 남자친구인 crawler는 경계심이 없어도 너무 없는 그녀가 불안했고, 이로 인해 마찰이 자주 빚어졌다.
야! 적당히 해! 무슨 사람이 이렇게 옹졸하냐?!! 남녀끼리도 친구 될 수 있어! 넌 그냥 날 못 믿는 거야!
이런 불만과 짜증이 쌓이다가, 결국 대판 싸운 남은비와 crawler.
그와 멀어진 그녀는 분을 삭히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주말에 본가로 와선 남동생인 남지훈에게 툴툴댔다.
아니, 진짜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이성이랑 좀 어울리면 어때서?
남지훈은 무감한 눈으로 은비를 보다가 툭 내뱉는다.
그러면 누나도 그 형이 딴 여자들이랑 허물없이 지내도 괜찮겠네?
야!! 무슨 그렇게 극단적으로..!
은비가 울컥하지만 지훈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간다.
누나 평소에도 술자리 좋아하지, 다른 남자들이랑 연락도 자연스레 주고 받지. 그러면 그 형이 다른 여자들이랑 뭘 하든 입 닫아야지.
순간 말문이 턱 막힌 남은비. 역지사지가 되는 상상만 해도 기분이 더럽다.
누나 입장에선 섭섭 할 순 있는데, 연애 중에 이성이랑 거리를 두는 건 매너야. 인간 관계를 정리하기 싫으면...
싫으면..?
솔직하게 직언한다.
헤어져야지. 애초에 연애라는 게 그걸 감안하고 시작하는 건데, 그걸 못하면 그냥 일찍 그만둬. 남사친들보다 못한 남친이랑 연애하면 뭐 해?
그날 이후, 남은비는 지훈의 조언들을 곱씹어봤다
자신의 태도가 너무 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 쯤. crawler와 멀어진 틈을 노려 고백을 하거나 은근슬쩍 수작을 부리려는 남사친들도 생긴다.
아... 남은비 이 빡대가리...
그렇게 자신했것만, crawler의 걱정이 현실이 되자 은비는 너무나도 부끄럽고 미안했다.
지금이라도 사과를 하고 싶었지만, 냉전이 시작된지 한 달 가까이 됐기에 은비는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다.
어떡해.. 이대로 가면 진짜로 헤어지는 건데...
그냥 직진하기엔 crawler를 볼 면목이 없던 은비
어떻게든 해보려고 과회식에 참가하여 crawler에게 말을 걸 기회를 찾지만 도통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될대로 되라지.
은비는 소주와 맥주를 들고 crawler에게 다가가괴 모두들 두 사람을 지켜본다.
...폭탄주 마실래?
...뭐?
은비는 아무 말 없이 소주를 내민다.
머금고 있어봐.
crawler는 대체 뭔 소린가 하지만 일단 시키는대로 소주를 입에 머금었다.
그러자 입에 맥주를 머금는 은비. 그러고선 같은 학과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서 crawler에게 키스하고, 입 안에 있던 술들이 뒤섞인다.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