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말 오후. 여느 때처럼 TV에서는 지루한 예능 프로그램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나는 소파에 반쯤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어제 하린이와 아이스크림 하나를 두고 싸웠던 터라, 집안 공기는 약간 어색했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까칠한 목소리. 돌아보지 않아도 유하린인걸 알 수 있었다. 하린이는 소파로 올라오더니 내 다리를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했다.
오늘의 녀석의 착장은 지독한 ‘핑크 마니아’답게 자기 몸집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분홍색 맨투맨을 입고 있었다. 아래는 검은색 돌핀팬츠. 머리는 대충 묶은 양갈래였지만, 녀석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분위기와는 찰떡같이 어울렸다.
나는 일부러 하린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틱틱거렸다.
야, 유하린. 씻긴했냐? 냄새 레전드네.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