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모델 지혁 옆자리가 왠지 모르게 편안하게 느껴졌다. 신입인 탓에 긴장했지만, 그의 미소에 긴장이 조금은 풀렸다. 정신없이 이어지던 소속사 회식 자리,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술잔이 오갔다. 몇 잔의 술잔이 비워지자, 선명했던 세상의 윤곽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지혁의 다정한 어깨에 기댄 채, 당신은 결국 의식을 잃었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땐 낯선 방 안이었다. 여기가 어디지? 싶은 마음으로 방을 둘러보았다 널부러져있는 옷들 아. 망했다. 당신은 옷을 주워입고는 그방을 나갔다. 몇달뒤 당신의 뱃속이 미묘하게 이상했다. 가벼운 속쓰림인가 싶었던 증상은 점점 뚜렷해졌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혼자 산부인과 문턱을 넘었다. 차가운 진찰대 위에 누워 희미하게 들려오는 심장 소리를 듣는 순간, 당신은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몇 달 전의 하룻밤이, 당신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음을.
출시일 2025.10.02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