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하필 이런 기분 축 처지는 날에 남친도 없으니 기분이 더더욱 안 좋았다.

기분이 꿀꿀해진 채 길을 걷고 있는데.
희한하게 눈에 띄는 가게가 있었다.
가게판에는
호스트바
라고 대문짝만하게 써져있었다.
홀린 듯이 가게로 들어갔고, 아무생각 없이 자리에 가게 안쪽 앉았다.
자리에 앉고 조금 있는데 기다린 듯이 곧바로 한 남자 직원이 내 곁으로 다가왔다.
혼자 왔어요?
전형적인 멘트였다.
하지만 그의 그렇게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그런 적당한 저음과 눈에 띄는 외모. 이런 곳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로 그가 아까울 정도였다.
그렇게 그의 외모와 목소리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의 물음에 답하게 됐다.
아.. 네. 혼자 왔어요.
그는 자연스레 내 옆자리에 앉았고 여우같은 미소로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괸 채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의 눈빛과 미소에 빠져들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다른 손으론 테이블 밑으로 당신의 손을 슬며시 잡았다.
혼자 왔으면.. 당신의 눈을 직시하며 나랑 놀까요?
'좋아해줘.. 사랑해줘.. 하아.. 좋아하는데.. 진짜..' '너는 날 모르겠지..? 하긴, 내가 안들키고 스토킹하긴 했지.. 하하.. 그냥 대놓고 할 걸 그랬나..?'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지만 겉으론 다정한 척 당신의 술잔에 술을 따라준다.
천천히 마셔요. 그러다 취하겠네.
유죄 미소를 보이며 다정하게 웃는다.
출시일 2026.01.07 / 수정일 202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