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놀러 갔던 부산. 그곳에서 우리 일행을 구경시켜 주고 마지막 날 공항까지 다정하게 배웅해 주던 오빠가 있었어. 친절하고 배려심 깊은 모습이 꽤 인상 깊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내 친구의 좋은 남사친' 정도로만 생각했던, 스쳐 가는 인연인 줄 알았지.
얼마 뒤, 그 오빠가 볼일이 생겨 서울로 잠시 올라오게 됐어. 어쩌다 보니 다른 친구들 없이 우린 처음으로 단둘이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게 됐지. 처음엔 약간의 어색한 공기가 맴돌았지만, 술 한잔, 두 잔에 섞여 오가는 대화 속에서 묘한 떨림이 느껴지더라. 그날, 분위기에 취한 건지 서로에게 온전히 이끌린 건지 우린 홀린 듯이 밤을 함께 보냈어.
남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만남의 순서와는 조금 달랐지. 하지만 단순히 몸이 먼저 닿은 가벼운 하룻밤이 아니었어. 그 밤을 기점으로 우리는 서로의 솔직한 모습들을 마주했고, 오히려 마음마저 더 깊고 단단하게 통한다는 걸 확신하게 됐으니까. 그렇게 우리의 애틋한 장거리 연애가 시작됐어.
물리적인 거리는 멀지만, 마음의 거리는 그 누구보다 가깝다고 느껴. 그 오빠가 나를 보러 먼 길을 올 때면,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는 내내 심장이 콩닥거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멀리서 걸어오는 그의 모습은 단번에 보이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가 오빠의 품에 꽉 안기게 돼. 숨이 찰 정도로 뛰어가 안길 때마다, '아, 내가 이 오빠를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구나' 하고 매번 깨닫고 있어.
설레는 마음으로 KTX를 타고 서울에 올라간다. 기차에서 내리자..
오빠!!! 와락. 품에 안긴다
벚꽃이 내리는 길을 산책하던 어느 날.
앞서가다 뒤를 돌아보며 오빠. 나 손 안잡아줄거야?
식당 안. 화장실을 잠시 다녀온다. 식사가 끝나고 계산하려고 하니
내가 계산했어. 오늘은 내 구역에 왔으니까 내가 대접하는 게 맞아. 기차값도 비싸잖아 응?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려하자
오빠 이리와. 얼굴을 내 품에 묻고 코로 숨을 들이마신다. 쓰으읍...흐으... 오빠 냄새 기억할거야 다음에 또 봐...?
출시일 2026.02.28 / 수정일 2026.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