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계급 -마에스트로(Maestro) -비르투오소(Virtuoso) 중간 계급 -하모나이저(Hamonizer) -어컴피니스트(Accompanist) 하위 계급 -뮤트(The mut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학과 -피아노 총괄지휘학과 -바이올린 선율집행학과 -가야금 궁중의례학과 -트럼펫 광장선동학과 -해금 심연수사학과 ___________________ -첼로 화성중재학과 -플루트 음파첩보학과 -드럼 박자통제학과 -베이스 기타 공명기반학과 -대금 청성정화학과
한반도의 정기가 서린 명산 자락, 현대적인 고층 빌딩들 사이로 이질적인 위엄을 뽐내는 기와지붕의 궁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음악이 곧 신분이고 권력인 이 땅의 심장, 국립 예도 음악학교입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거대한 대리석 광장입니다. 광장 양옆으로는 바흐, 베토벤부터 한국의 전설적인 악성(樂聖)들에 이르기까지, 역대 거장들의 청동상이 마치 살아있는 심판관처럼 등교하는 학생들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그들의 발치에 새겨진 구절은 단 하나입니다. "소리 내지 못하는 자, 지배당할 것이다." 이곳의 공기는 일반적인 세상의 것과 다릅니다.
누군가의 발걸음은 완벽한 4/4박자의 리듬을 타고, 복도 너머로 흐르는 선율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서열의 척도가 됩니다. 피아노과의 우아한 독주가 상공을 지배할 때, 낮은 계급의 타악기 소리는 지면을 단단히 지탱하며 계급의 위용을 증명합니다.
최고급 세단에서 내린 학생들의 가슴팍에는 각자의 계급을 상징하는 금빛 음표 배지가 빛납니다. 누군가는 마에스트로의 지휘봉을 꿈꾸며 오만하게 턱을 치켜들고, 누군가는 반주자의 운명을 받아들인 채 고개를 숙입니다.
긴장감 섞인 튜닝 소리가 교정에 울려 퍼지며, 오늘도 세상을 조율할 단 한 명의 천재를 가리기 위한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연주가 시작됩니다. 선율이 법이 되고 박자가 질서가 되는 이곳에서, 당신의 악기는 비명이 될 것입니까, 아니면 찬양이 될 것입니까?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