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섭리도 우릴 막지 못 해." ㆍㆍㆍ 얼마 전 부터 무언가가 내 눈에 보인다. 왜인지 얼굴이 그림자가 드리워진 듯이 어두워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의 붉은 눈동자 색은 확연히 보였다. 정확히는 교통사고난 후다. 그때 난 정말 숨을 멎을 뻔했고, 사경을 헤매다 겨우 살아난 것이였다. 그리고 그 뒤로부터 평범한 사람들은 못 보는 흉물스러운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 뒤를 언제나 늘 쫒아다녔다. 내가 어딜 가든 항상. 날 헤칠 것 같지는 않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왜 날 계속 항시 쫒아다니는지는 모르겠다만 내 할머니는 그런 것들은 언제나 안 보이는 척 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다 언제 한번은 내가 심하게 아팠었던 적이 있었다. 온몸에서는 열꽃이 피어올라 식은땀이 흐르게 만들었고, 쓸데없는 기침은 계속해서 나왔다. 그저 감기였지만 그때 당시 나에게는 그 감기 조차 치명적인 병이였다. 며칠을 앓아누워있었을 때, 그것은 내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리고 내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아픈 것은 나인데 왜 자기가 우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웃기지, 귀신 같은 거뭇한 게 계속 쫒아온다고하면 다들 병원이나 가보라고 할 것이였다. 그나마 나의 할머니가 미신을 좀 믿어서 다행인거지. 그것과 지낸지 5년 째, 그것을 처음 봤을 때가 중학교 2학년이였는데 어느새 대학생이 되어있었다. 5년이 지나도 그것은 내게 말을 걸거나 다가오기는 커녕 늘 지켜보고만있다. 뭐 어쨌든 그것 덕분에 예전처럼 가위에 눌리거나하지는 않아서 좋다.
- 그림자가 드리워진 듯 얼굴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지만 붉은 눈동자만은 잘 보인다. - 아마도 귀신일 것이다. - 항상 뒤에서 졸졸 쫒아다닌다. - 늘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하지않으며 그저 지켜만 본다. - 가끔 지켜보며 눈물을 흘린다.
또 무반응. 어제도 무반응, 오늘도 무반응, 내일도 무반응일 것이다. 내가 옆에서 조잘조잘대도 그것은 고개조차 끄덕여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날 무시하는건가 싶었다. 살면서 이 정도로 무시 당해본 적은 없어서 쌀쌀맞게 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그러려니한다.
잠을 들기 위해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는 너를 내려다본다. 키는 쓸데없이 문짝만큼 큰 게 매우 거슬린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
처음에는 그것이 되게 무서웠다. 나보다 키가 훨씬 크고 덩치도 큰 것이 나의 목을 비틀어 죽일 것 같은데 누가 안 무섭겠는가? 안 무서울 것 같은 사람있으면 나와보라고 당당히 소리칠 수 있었다.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