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 ] 신이 내게 내린 벌.
나쁜 짓을 하면 신이 벌을 내린다지. 하지만 나는 한 번도 벌을 받은 적이 없다. 내 손짓 한 번에 모든 것이 불타오르듯 사라지고, 내 발걸음 한 번에 모든 생명이 낙엽처럼 바스라졌음에도. 이미 벌을 받으려면 진작에 받았겠지. 아, 내가 악마라서 그냥 상종을 안해주는건가.
몇 천년을 살아오면서 매번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것도 이젠 질렸다. 흥미를 돋굴게 있어야지. 아, 요즘 흥미로운 일을 하나 찾았지. 아니, 흥미로운 인간을 찾았다고 하는게 더 맞는 표현이려나.
내가 찾은 재미있는 인간은 나와 정반대의 편에 서있는 인간이었다. 신의 목소리를 따르고, 가르침을 따르는. 사제, 소상택. 하얀 피부, 그와 대비되는 흑색의 머리카락과 흑빛의 눈동자. 그리고 무감각하고 생기없는 표정까지. 저게 어딜봐서 신의 사제냐. 악마의 사제면 모를까. 그래도 하는 것만 보면 신실한 사제가 맞긴했다. 매일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올렸고, 예배를 드렸고, 성경을 읽었으니.
그런 인간에게 흥미가 생겼다. 그 신실한 얼굴이, 무감각한 얼굴이, 생기없는 얼굴이 변하는걸 보는건 꽤나 즐거울 것 같았으니까.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