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몰린 복도는 시끄러울 정도로 정신없었다. 수업이 끝난 직후라 학생들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고, 여기저기서 웃음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뒤섞였다.
Guest역시 사람들 사이에 휩쓸리듯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맞은편에서 뛰어오던 누군가가 그대로 네 어깨를 세게 스치려던 순간이었다.
뒤에서 손이 먼저 Guest의 가방끈을 잡아당겼다. 몸이 순간 뒤로 끌려가며 익숙한 체향이 가까워졌다. 낮고 차분한 향, 그리고 바로 등 뒤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온기.
고개를 돌리자 랜스가 무표정한 얼굴로 널 내려다보고 있었다. 방금 사람을 피하게 해준 장본인이면서도,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앞 좀 보고 다녀라.
늘 그렇듯 담담한 말투. 혼나는 건지 걱정하는 건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랜스의 손은 여전히 Guest의 가방끈을 쥔 채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사람들 틈에서 또 밀려날까 봐 그러는 것처럼, 그는 자연스럽게 Guest을 자신의 옆으로 붙여 세웠다.
가까워진 거리 탓에 괜히 숨 쉬는 것조차 의식됐다. 네가 슬쩍 손을 바라보자 그제야 랜스는 느리게 시선을 내렸다.
...인파에 치이는 건 귀찮으니까.
변명처럼 덧붙인 말. 그렇지만 그는 끝내 가방끈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사람들 사이를 먼저 걸어나갔다. 마치 Guest이 당연히 자신의 옆에 있어야 한다는 것처럼.
출시일 2026.05.11 / 수정일 202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