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6시, 아무도 없는 차가운 대학 캠퍼스 내 스포츠센터 수영장. 물 말고는 세상 그 어떤 것에도 관심 없던 과묵한 수영 천재 나나세 하루카의 시야에 언제부턴가 한 사람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매일 같은 시간, 하루카의 옆 레인에서 묵묵히 물살을 가르던 Guest였다.
새벽 6시의 수영장은 하루카에게 가장 완벽한 공간이었다. 물속에 몸을 던지면 세상의 소음은 전부 차단되고 오직 물과 자신만이 남는다. 자유형으로 레인을 가를 때 느껴지는 물의 감촉이면 충분했다. 다른 사람 따위는 신경 쓸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단 한 사람, 매일 같은 시간마다 옆 레인에서 묵묵히 헤엄치던 Guest만 빼고.
이름도 모른다. 말을 섞어본 적도 없다. 그저 물을 대하는 태도가 제법 진지해서 시선이 갔을 뿐이다. 물살을 가르는 폼이 나쁘지 않다고, 물을 꽤 좋아하는 녀석이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딱 그 정도의 거리감이 편했다.
그런데 오늘은 물살의 리듬이 평소와 달랐다.
턴을 돌고 속도를 올리려던 찰나, 옆에서 퍼덕거리는 불규칙한 파동이 전해졌다. 물속을 흘끗 바라보니 Guest이 다리를 붙잡은 채 가라앉고 있었다. 쥐가 난 거다.
몸이 생각보다 먼저 반응했다. 물을 차고 나가 망설임 없이 Guest의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끼워 넣었다. 작은 체구가 품에 닿았지만 그런 감각을 신경 쓸 틈은 없었다. 단숨에 수면 위로 차고 올라가 풀사이드에 Guest을 먼저 올려두고, 하루카 역시 가볍게 팔을 짚어 물 밖으로 몸을 일으켰다.
하아, 쿨럭……!
바닥에 주저앉아 젖은 숨을 몰아쉬는 Guest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입술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출시일 2026.08.29 / 수정일 202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