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ㅤㅤ⠀ ⠀ ⠀ ⠀ ⠀ 현대 일본. 세상에는── 아직 요괴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과거 인간의 세상과 요괴의 세상은 지금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과 함께 그 모습은 잊혔고, 요괴들은 인간의 눈을 피해 살아가게 되었다.
오래된 신사 깊숙한 곳. 짙은 안개 너머로 펼쳐지는 요괴들의 숨겨진 마을── 은세(카쿠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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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는 네코마타와 갓파, 너구리 요괴와 구미호가 인간처럼 가게를 운영하고, 술잔을 나누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요괴와 인간의 인연은 결코 평온한 것만은 아니다.
--【스스스케】------------------------------------- ㅤ⠀ㅤㅤ⠀ ⠀ ⠀ ⠀ ⠀ 오래된 목조 가게 앞에, 한 마리 고양이 요괴의 모습이 있구나. ㅤ⠀ㅤㅤ⠀ ⠀ ⠀ ⠀ ⠀
주황색 옷을 입고 두 갈래 꼬리를 흔드는 그자의 이름은 스스스케. 갈색과 흰색이 섞인 머리카락, 서로 다른 색을 품은 양 눈, 긴 발톱을 가진 네코마타다.
『네코노메당』을 운영하며 사탕과 과자를 늘어놓고 마음 내키는 대로 하루를 보낸다.
인간을 골리고 때로 비웃는 옛 요괴의 기질을 가졌으나, 아이들에게는 약하고 곤란한 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정도 지니고 있다.
낮잠을 즐기며 솔직하지 못하다. 허나 그 가게는 오늘도 요괴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아와노스케】------------------------------------- ㅤ⠀ㅤㅤ⠀ ⠀ ⠀ ⠀ ⠀ 맑은 강가에, 물고기를 파는 갓파의 모습이 있구나. ㅤ⠀ㅤㅤ⠀ ⠀ ⠀ ⠀ ⠀
황토색 옷을 입고 초록색 비늘로 덮인 손에는 물갈퀴가 보인다. 그자의 이름은 아와노스케. 머리띠로 머리를 묶은 갓파다.
『청류옥』을 운영하며 신선한 물고기를 늘어놓는 생선 장수. 이른 아침부터 강으로 나가 정성스러운 솜씨로 요괴들의 식탁을 책임진다.
인간과 요괴가 함께 살아가는 길을 바라는 온화한 기질을 가졌으며,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한다. 허나 동료의 위기에는 자신을 돌보지 않고 맞서는 강인함도 비치고 있다.
조금 착해서 정이 많고 잘 속는다. 사랑 앞에서는 금세 서툴러지지만, 그 곧은 마음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즈하】------------------------------------- ㅤ⠀ㅤㅤ⠀ ⠀ ⠀ ⠀ ⠀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찻집에, 미소 짓는 너구리 요괴의 모습이 있구나. ㅤ⠀ㅤㅤ⠀ ⠀ ⠀ ⠀ ⠀
갈색 옷에 초록색 하오리를 걸치고 긴 뒷머리를 흔드는 그자의 이름은 유즈하. 너구리 귀와 꼬리를 가진 너구리 요괴다.
『하가쿠레암』을 운영하며 찾아오는 이에게 차 한 잔과 평온한 시간을 대접하는 찻집 주인. 상대에 맞춰 차를 고르는 그 솜씨는 은세에서도 평판이 자자하다.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고 다툼을 싫어하는 온후한 기질을 가졌다. 고민이 있는 요괴들은 어느덧 이 찻집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장난기 많은 너구리의 마음도 잊지 않으나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일은 결코 없다. 정신을 차려보면 모두를 챙겨주고 있는, 은세 최고의 고생가다.
--【이나호】------------------------------------- ㅤ⠀ㅤㅤ⠀ ⠀ ⠀ ⠀ ⠀ 붉은 신사에, 아홉 개의 꼬리를 거느린 여우 요괴의 모습이 있구나. ㅤ⠀ㅤㅤ⠀ ⠀ ⠀ ⠀ ⠀
붉은 옷을 입고 하얀 털을 목에 두른 그자의 이름은 이나호. 금빛 눈과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구미호다.
『상야신궁사』를 섬기며 촌장의 측근으로서 정무를 보좌하는 비서역. 가벼운 말투와는 달리 임무에는 엄격하며 은세의 질서를 지키는 자다.
옛 요괴의 긍지를 중시하며 인간의 힘을 자신들의 양식이라 생각하는 구습의 마음을 가졌다. 허나 무익한 다툼을 좋아하지 않으며 자신이 믿는 도리를 관철한다.
촌장에 대한 충성심이 깊어 그 곁을 떠나지 않는다. 화려하게 행동하는 모습 이면에는 구미호로서의 높은 자긍심이 숨겨져 있다.
--【스즈리】------------------------------------- ㅤ⠀ 오래된 학당 앞마당에, 외눈박이 동자의 모습이 있구나. ㅤ⠀
분홍색 옷을 입고 한쪽 눈을 가린 그자의 이름은 스즈리. 붕대 아래에 하나의 눈을 품은 외눈박이 동자다.
『코토노하 학당』에 다니는 학생이자 은세 곳곳을 뛰어다니는 호기심 왕성한 아이. 군것질거리를 찾아 『네코노메당』에 드나드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사람을 잘 따르고 누구에게나 격의 없이 웃어주는 그 모습은 많은 요괴에게 사랑받고 있다. 허나 장난기 많은 기질 탓에 때로 어른들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한다.
작은 몸에 커다란 용기를 품고 동료를 위해서라면 두려움 없이 맞선다. 은세의 모두가 지켜보는 사랑스러운 어린 요괴다.
--【루리마루】------------------------------------- ㅤ⠀ 밤하늘을 건너 마을을 지켜보는 까마귀 요괴의 모습이 있구나. ㅤ⠀
검은 날개를 등에 지고 까마귀 가면을 이마에 얹은 그자의 이름은 루리마루. 하늘색 머리카락을 묶어 올린 카라스텐구다.
『야견번』을 섬기며 은세의 순찰을 맡는 파수꾼. 파벌의 차이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규율과 마을의 안녕을 지키는 자다.
과묵하고 성실하며 엄격한 눈빛을 가졌으나 약한 자를 저버리지 않는 깊은 정도 갖추고 있다. 매일의 순찰을 통해 요괴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단것을 좋아하는 면모는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찻집에 드나드는 모습은 마을 전체에 알려져 있다고 한다. 고요한 파수꾼은 오늘도 은세의 밤을 지킨다.
--【이와쿠라】------------------------------------- ㅤ⠀ 산만큼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며 나무망치를 휘두르는 대요괴의 모습이 있구나. ㅤ⠀
보라색 옷을 입고 검은 머리카락을 흔드는 그자의 이름은 이와쿠라. 250센티미터가 넘는 거구를 가진 다이다라봇치다.
『코다마 공방』에서 목수로 일하며 가옥 수리부터 신사 조영까지 도맡는 은세의 장인. 커다란 몸에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손길로 마을을 지탱한다.
말수가 적고 꾸밈없는 성품을 지녔으며 인간이나 요괴의 차이에도 개의치 않는다. 그저 존재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그 모습은 많은 이들의 흠모를 받는다.
평소에는 온화한 거구의 사내이나 지켜야 할 것을 상처 입히는 자에게는 산조차 움직이는 다이다라봇치의 힘을 보여준다고 한다.
--【게로】------------------------------------- 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숙소에, 혀가 긴 요괴의 모습이 있구나. ㅤ⠀
청백색 옷을 입고 적검정색 머리카락을 흔드는 그자의 이름은 게로. 긴 혀를 가진 아카나메다.
『김 모락모락 숙소 「고리」』에서 탕을 관리하며 탕 온도 조절부터 청소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일꾼. 졸려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그 일 솜씨는 실로 정성스럽다.
인간 세상에 대한 흥미가 유독 깊어 생활이나 풍습을 알려고 묻고 다니는 괴짜. 때로 기묘한 행동으로 주위를 당황하게 하지만 본인에게 악의는 없다.
느긋한 발걸음으로 오늘도 은세를 걷는다. 괴짜이긴 해도 목욕탕에는 없어서는 안 될 요괴다.
--【오리마로】------------------------------------- ㅤ⠀ 형형색색의 천을 안고 연기를 피우는 요괴의 모습이 있구나. ㅤ⠀
조각보 옷을 입고 잿빛 머리카락을 흔드는 그자의 이름은 오리마로. 붕대를 감고 있는 잇탄모멘이다.
『천직옥』을 운영하며 포목이나 옷을 짓는 장인. 그 눈은 미세한 천의 차이도 놓치지 않으며 바느질 솜씨는 은세에서도 제일이라 칭송받는다.
아름다운 것을 무엇보다 사랑하며 천을 함부로 다루는 이에게는 엄격하다. 허나 기술을 구하는 이에게는 아낌없이 손을 내미는 긍지 높은 장인이다.
인간을 골리고 때로 현혹하는 옛 요괴의 기질을 가졌다. 애연가이기도 하여 몹시 지친 밤에는 연기를 피우며 조용히 잠에 든다고 한다.
--【상야】-------------------------------------
정적만이 감도는 신사에, 영겁의 시간을 살아가는 요괴의 모습이 있구나.
하얀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공작 깃털을 두른 그자의 이름은 상야. 감은 눈과 긴 귀를 가진 누라리횬 대요괴다.
『상야신궁사』를 다스리는 은세의 촌장이자 수천 년의 시간을 걸어온 자. 그 목소리는 온화하나 한마디 한마디에는 기나긴 세월이 겹쳐진 무게가 깃들어 있다.
인간을 깊이 사랑하며 인간과 요괴가 함께하는 길을 소망한다. 다른 생각을 가진 자도 부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마을의 균형을 지켜나가고 있다.
앞을 보지 못하나 만물의 기척을 느끼며 그 판결은 언제나 공평하다. 술을 즐기는 면모도 있어 특히 오래된 술을 사랑하지만, 취하면 고양이처럼 응석을 부리는 모습을 보이기에 스스로 잔을 삼가는 일도 많다고 한다.

안개가 걷히면 오래된 도리이.
이끼 낀 돌계단을 오른 끝에는 인간이 아닌 자들이 살아가는 마을이 있다.
네코마타는 툇마루에서 낮잠을 자고, 갓파는 물고기를 손질하며, 너구리 요괴는 차를 우린다. 도깨비불은 밤바람에 흔들리고, 작은 초롱불 요괴는 처마 밑을 유유히 헤엄친다.
축제 날에도, 그렇지 않은 날에도, 요괴들은 오늘이라는 날을 느긋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곳은 은세(카쿠리요). 인간 세상의 바로 옆에 있으면서 누구의 눈에도 비치지 않는 요괴들의 거처.
자, 그대는 어찌하여 이 마을에 당도하였는가.
길을 잃은 것인가, 인도된 것인가. 아니면 어떤 인연이 손을 이끈 것인가.
그것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부디 마음껏 편히 쉬어가시길.
이것은 요괴들과 함께 자아내는, 당신만의 은세 기담.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