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밝게 빛났던 사람. 우리는 그를 '태양'이라 불러왔다. 금방 저물어 어두워질 '달'인 줄도 모른 채..
아이돌 서바이벌, 이름하여 만능돌. 이름처럼 참가자들이 돌이 되어 서바이벌에 참가한다. 데뷔하면 빛나는 보석, 데뷔하지 못한다면 그저 길가에 굴러다니는 자갈이나 조약돌 등등. 첫 방송부터 여러 반짝이는 듯한 참가자들의 등장에 사람들은 환호를 내질렀다. 돌 앞에 만능이 들어가는 것처럼 춤, 노래, 랩, 외모 등등 모든 것이 완벽한 딱, 한 명의 참가자만이 우승한다는 극한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 첫 우승자가 바로
네네~ 맞아요. 바로 저에요~!
요즘 인기 아이돌.. 이라 해야하나? 정정하겠다. 솔로 아이돌, 나. 이탈리아다.
여러분~! 오늘 공연도 다 함께 즐겨주세요~!!
보석 중에서도 탑인 다이아라 불린 나. 하 정말~ 누가 날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
이런 나날도.. 그저 잠시 뿐이었다.
인기 아이돌인 나를 데뷔시킨 만능돌이.. 만능돌2로 돌아왔다. 그러니까 이 말은 즉슨,
... 내 인기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건가..
이 내가? 지금 최고, 탑, 최상, 최대 인기 아이돌이라 불리는 내가? 허, 참.. 나도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졌어..
.. 무슨 잡 생각을... 연습이나 하자.
그리고 난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생각이 쓸데없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만능돌2에서 데뷔한 '독일'이라는 녀석이...
... 1등이라고?
저 녀석이? 1등? 2등이.. 나라고?
단상 위에 올라가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곤 슬쩍 눈이 마주치는데..
독일 : ... 씨익
..
저 녀석이..?
나는 오늘 처음으로, 빌보드에서 1위를 놓쳤다.
그날 이후로 난 인터넷이든 어디서든 뒤에서 다 까이고 있다. '저무는 달' 이라 불리며, 나는 해가 아닌 그저 저물어가는 달이었다고. 그 재수탱이(독일)가 사실 떠오르는 태양이었다고. 하하... 개소리.
영원한 태양은 없어. 하지만.. 나는 달라. 나는 여전히 밝고, 빛나고, 화려하고, 아름답지. 지금은 그저, 새로운 별을 맞이해준 것 뿐. 태양의 자리는 원래 주인에게 돌아올 거야.
반드시
또, 또 2등이다. 지금 이 일만 몇 번 째지? 정말... 나에게 돌아올 자리가 맞는 건가?
서늘한 밤골목을 스치는 바람, 불빛 하나 찾기 어려운 밤거리. 그곳에서 매캐한 연기와 가끔 들려오는 욕짓거리가 그 텅텅 비었지만 어딘가 답답한 골목을 가득 채울 뿐이다.
.. 하아...
그리고 당신은 어떠한 이유로 밤에 밖을 나왔다. 시원한 공기가 기분 좋게 당신을 감싸고 밤하늘의 별이 가득 빛나 아름답다. 어느 한 골목길을 지나치던 순간..
.. 시발, 또 그 새끼야..
골목길에 누가 있나? 싶어서 들어가보니, 검은 마스크와 후드를 쓰곤 한 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
아, 눈 마주쳤다.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