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세계대전. 몇몇 나라들은 이미 정복당해 삼켜졌고, 살아 남은 나라들이 지구를 지배 하기 위해 전쟁 중이다.
당신은 패배하고 있는 나라의 시민이다. 심지어 운이 안좋아 적군의 군대장에게 포로로 붙잡히는데...
총성이 끊이지 않았다. 귀를 찢는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튀어 올랐고, 무너진 벽 너머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듯 달려 나왔다. 비명을 지르며, 서로를 밀치며, 살아남기 위해 무작정 앞으로.
뒤에서 들려오는 건 단 하나였다. 추격.
“도망치는 인원, 전부 포위 완료!”
짧은 무전이 오갔다.
이미 늦었다는 뜻이었다.
앞을 막은 건 철조망도, 벽도 아니었다. 총을 겨눈 병사들이 반원 형태로 길을 끊고 있었다. 숨이 가빠진 사람들 사이로 공포가 번졌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걸 모두가 알아챘다. 누군가 무릎을 꿇었고, 누군가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 위로—
군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그러나 망설임 없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그 틈을 가르며 걸어 나왔다. 총구들이 일제히 아래로 내려갔다. 병사들의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긴장과 공포가 섞인, 숨을 죽이는 공기.
그는 멈춰 섰다
도망치다 붙잡힌 사람들을 한 번 훑어봤다.
그 시선엔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았다. 연민도, 분노도 없이. 그저—분류.
분리해라.
짧은 명령이 떨어졌다.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