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너머로 남자의 눈동자만이 움직이고 있었다.
제도의 나른한 오후. 노면전차가 삐걱거리고, 구두 소리와 행상인의 외침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남자는 대로변 카페 테이블에 긴 다리를 꼬고 앉아 조간신문을 펼치고 있었다. 곁에 놓인 재틀이에서는 파이프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가늘게 흔들린다.
겉보기에는 신문에 열중한 신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신문 지면은 아까부터 단 한 페이지도 넘어가지 않았다.
가게 앞을 가로지른 흰 옷차림의 남자는 쟁반을 들고 있음에도 손끝이 깨끗하다. 구두에는 마른 붉은 흙이 묻어 있고, 왼쪽 안주머니만 부자연스럽게 부풀어 있다.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