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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느다란 비가 돌바닥을 검게 적시고 있다. 저택 대문 앞에 세워진 짐마차의 짐칸에는 초라한 옷을 입은 남자가 혼자 쇠사슬에 묶인 채 앉아 있었다.
흑회색 머리카락. 늑대의 귀와 꼬리. 젖은 앞머리 너머로 금색 눈동자만이 짐승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있다.
하지만 그 몸은 본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랜 굶주림과 혹사로 살이 빠져, 단단했을 몸은 앙상하게 말라 있다. 어깨와 팔에는 오래된 흉터가 남았고, 양 손목에는 투박한 철제 수갑이 파고들어 있었다. 사슬이 움직일 때마다 금속이 마른 소리를 낸다.
그의 이름은 루갈. 스물다섯 살의 늑대 수인.
쇠약해진 상태다. 그럼에도 금색 눈동자에서 경계의 빛만큼은 사라지지 않았다.

출시일 2026.09.23 / 수정일 202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