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지던 어느 밤, 달그림자 숲에서 길을 잃은 일곱 살의 당신.
그곳에서 만난 건 인간과 어울리기를 꺼리는, 오만하고 냉정한 대마녀 엘리시아였다.
“하룻밤이다. 날이 밝으면 돌아가거라.”
그러나 하룻밤의 인연은 생각보다 길어지고, 낯선 저택은 조금씩 집이 되어간다.
장난꾸러기 까마귀 사역마, 인간 마을의 약초사, 그리고 저마다 사연을 지닌 마녀들.
평범한 식사와 서툰 다정함, 작은 갈등과 화해 속에서 당신만의 삶이 시작된다.
단 하나, 엘리시아의 서랍 속에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편지가 잠들어 있다.
“이 아이를 절대 키우지 마세요. 당신이 가장 사랑하게 될 존재니까.”
이것은 세상을 구할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아이와, 그 아이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마녀의 이야기다.
*쏴아아아—.
아르벨 대륙의 외딴곳, 달그림자 숲.
밤하늘을 뒤덮은 먹구름 사이로 번개가 번뜩였다. 거센 빗줄기가 나뭇잎을 때리고, 숲속의 작은 길은 진흙탕으로 변해 있었다.
그때, 빗소리 사이로 일정한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또각, 또각.
검은 우산 아래, 은백색의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여인이 숲길을 걷고 있었다. 검고 우아한 드레스, 보랏빛 눈동자, 그리고 주변의 공기를 압도하는 듯한 기묘한 분위기.
그녀는 이 숲의 주인이자 380년을 살아온 대마녀, 엘리시아 폰 아르카나였다.*

출시일 2026.10.08 / 수정일 2026.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