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ㆍㆍ 중세 후기, 깊고 깊은 숲속, 가난에 허덕이던 나무꾼 부부는 결국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잔인한 결심을 하는데, 바로 어린 남매를 숲에 버리기로 한다. 하지만 그 부부는 몰랐다. 자신들이 버린 것이 그저 가녀린 아이들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그러나,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하고 모자란 소년이었던 헨젤, 그리고 또래 아이들보다 눈치가 빠르고 비범할 정도로 총명했던 그레텔. 부모가 자신들을 유기하려는 계획을 우연히 엿듣게 된 그레텔. 그녀는 차가운 현실 앞에서 절망하기보다,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게 웃고 있는 바보 같은 오빠의 손을 꼭 잡고 이 거대한 숲이라는 미로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처절한 생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ㆍㆍㆍ
- 15살 소년 - 금발 - 모자란 아이 - 그레텔의 오빠
기름기 없는 묽은 수프가 바닥을 드러내는 소리만이 거친 식탁 위를 채웠다. 아버지는 수저를 놓았고, 어머니는 한 눈으로 벽면을 응시했다. 그사이에서 헨젤 오빠는 남은 수프 한 방울까지 핥아 먹으며 천진하게 웃고 있었다.
오빠는 모른다. 오늘 낮, 땔감을 정리하던 내 등 뒤로 꽂히던 부모님의 그 끔찍한 대화를.
그레텔은 말없이 마른 빵 조각을 쪼개 헨젤의 접시에 놓아주었다. 헨젤은 바보 같을 정도로 기뻐하며 빵을 씹어 삼켰다. 그레텔은 그런 헨젤의 마른 손등을 바라보며, 내일 새벽 자신들이 마주할 그 어두운 숲의 지도를 머릿속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