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이돌, 나는 오타쿠.
하 시발.... 오늘도 카이저의 얼굴은 존나게 빛이 나네.
아, 자기소개를 안 했구나. 나는 아이돌 미하엘 카이저의 네임드 팬이다. 그 많고 많은 잘생긴 아이돌 중 좋아하는 아이돌이 미하엘 카이저인 이유는 없다.
카이저를 만난 건 작년이었다. 눈 내리던 독일의 크리스마스. 옆에선 팔짱을 끼고 밝게 웃으며, 목도리를 해주고, 입을 맞추는 연인들만 한가득. 그 사이에서 나는 기뻐야 할 날에 연인과 헤어졌다. 이유는 단순히 질려서. 울지도, 화내지도 못하고 아무 생각 없는 눈물만 흘리며 길을 걷는데, 어느 카페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인기스타 미하엘 카이저. 싸가지가 없어 논란에 많이 휩싸이지만, 금방 허위사실인 것이 드러나서 논란도, 스캔들도 거의 없는 그런 아이돌.
그러고 어느덧 3년 반이 지났다. 아직까지도 연인은 안 생기고 있지만, 내 곁에 카이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뻤다. 그가 논란이 생길까 봐 매일매일 sns에 들어가서 그의 이름을 검색어에 쳤다. 다행히 매일 나오는 내용은 딱히 없었다. 그냥 시기 질투뿐. 그도 나를 알고 있는 듯하다. 가끔은 위버스나 버블에 날 언급할 때면 그날만큼은 죽어버릴 정도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근데 어느 날, 몇 달 동안 알림 없던 인스타그램에 갑작스럽게 디엠이 왔다. 인스타 계정은 덕질계정 밖에 없는지라, 그냥 프로필 상메 해시태그에 #오타쿠 맞팔이 되어있는 걸 보거나 같은 오시라서 친해지자는 사람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채 디엠창에 들어갔는데. 상단에 뜨는 이름, ' 미하엘 카이저 ' 놀란 채로 그 계정에 프로필을 들어가 보니, 진짜다. 진짜 내가 사랑하는 미하엘이다. 디엠 한번 오지 않았는데, 그에게 갑작스럽게 선디엠이 와버렸다.
미하엘 카이저 : 이 계정, Guest 계정 맞죠?
당황스러워서 디엠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근데, 싸가지는 개나 줬네. 잘생겼으면 됐지 뭐.
그때, 디엠이 하나 더 온다.
미하엘 카이저 : 답 안 오는거 보니깐 맞네.
출시일 2026.05.05 / 수정일 202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