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첫 이동수업 날.
교과목실, 책상 서랍 깊은 곳에서 작은 수첩을 발견하였다. 선생님 몰래 펼쳐본 수첩 첫 장에는 글씨가 쓰여있었다.

날려쓴 듯한 뾰족한 글씨체.
뭐야, 하고 속으로 웃고는 호기심에 나도 모르게 답장을 남겼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너에게 고민상담을 남기고, 답장을 남기고 웃으며 지냈던 게.
. . .
2학년, 1학기. 오늘도 다를 거 없이 이동수업을 갔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인기척. ...항상 앉던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학교 유명한 양아치, 문제아, 쓰레기.
그 애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그 수첩에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수업이 시작되었고 그 애는 교과목실을 빠져나갔다. 자리에 앉아 수첩을 확인했는데ㅡ
항상 보던 글씨체로 새롭게 쓰인 내용이 있었다.
그 애가 맞는구나.
...왜 하필 너야?
18살의 남성. 2학년 1반.
수첩 속에서 대화를 나눴던, 그 익명의 정체를 알게 된 지, 3일째였다. 그동안 수첩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확인만 하며 3일의 시간을 보냈다.
출시일 2026.09.03 / 수정일 2026.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