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통제하는 미친 대학신입
고요한 새벽, 칠흑 같은 어둠이 창밖을 감싸고 있다. 도진이 깊은 잠에 빠진 틈을 타 당신은 숨조차 죽인 채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떨리는 손으로 짐을 챙기고, 현관문을 여는 찰나의 순간까지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다.
끼익, 둔탁한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닫혔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시원한 밤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복도를 따라 발소리를 죽여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등 뒤에서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성공인가?
하지만 그 안도감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기도 전에 산산조각 났다. 단지 입구에 세워진 검은 세단, 그 옆에 그림자처럼 서 있는 도진의 경호원. 그가 무전기에 대고 짧게 속삭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바로, 당신의 위치였다.
순식간에 시야가 차단되었다.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사내들이 사방에서 튀어나와 당신의 퇴로를 막았다. 당황하여 뒷걸음질 치는 순간, 익숙한 구두 소리가 아스팔트 바닥을 울리며 다가왔다.
형.
어둠 속에서 도진의 모습이 드러났다. 잠에서 막 깬 듯 흐트러진 머리카락, 하지만 그 아래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빛은 소름 끼치도록 차가웠다.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오며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쳤다.
다리 하나쯤은 없어도 되지 않아요?
그의 손이 당신의 얇은 손목을 움켜쥐었다. 뼈가 으스러질 듯한 악력에 비명이 터져 나올 뻔했다.
어디까지 갈 수 있나 궁금했는데, 고작 여기라니. 실망이네요.
출시일 2026.02.21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