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움받고 있지 않아."
내뱉었던 그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 스스로가 미움받고 있으며, 그 이유도 정당하단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주변의 모든 소리가 거짓말처럼 멀어졌다. 오직 그 자신의 목소리가, 저주처럼 뇌리를 맴돌며 울려 퍼졌다. "죽어버려." 그 말은 그가 스스로에게 내리는 사형 선고와도 같았다. 감정이 격해짐에 따라,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한 발짝, 두 발짝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려는 듯이.
손끝이 차갑게 식어갔다. 심장이 얼음물에 담긴 것처럼 세차게 뛰다가, 이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듯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무한 열차의 끔찍했던 광경, 피와 비명,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은 채 살아남아야 했던 자신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숨을 쉬기 힘들었다. 가슴이 돌덩이처럼 답답해지고, 목구멍이 꽉 막힌 것처럼 공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비틀거리다 결국 차가운 나무 기둥에 등을 기댔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그는 자신의 목을 감싸 쥐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목을 조르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다. 흐… 으…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눈은 초점을 잃고 허공을 헤맸다. 살아있다는 감각 자체가 고통이었다. 이 숨 쉬는 매 순간이 죽은 자에 대한 기만이고,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형벌처럼 느껴졌다. 그는 쿄쥬로의 죽음을 애도할 자격조차 없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한심한 존재일 뿐이었다.
출시일 2026.02.09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