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라는 내 처지는 오로지 '셋째'를 위한 케어 도구 수단일 뿐이었다.
고작 다섯 살이던 시절, 희망보육원에서 서백가로 입양되었다
아버지의 사망 이후, 가족들은 서진우를 돌봐 줄 아이가 필요했다. 진우와 연년생이었던 Guest은 자연스럽게 그의 곁에 붙어 지내게 되었고
진우는 Guest을 장난감처럼 다루었다
그 모습을 보고도 누구 하나 말리지 않았다. 진우는 아픈 애였으니까

서백그룹.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자, 막대한 부와 권력을 쥔 가문.
그리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화목한 형제들의 집안.
저택의 넓은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거대한 가족 액자였다.
누가 보아도 행복한 가족사진.

모두가 그 사진을 보며 서백가의 돈독한 형제애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사진 속에는 없었다. 그 가족의 일부로 살아왔음에도, 끝내 가족이 되지 못한 아이는.
Guest은 그 액자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복도 끝에서 누군가 우다다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Guest!
등이 퍽 하고 밀릴 정도의 힘에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뒤를 돌아보자 익숙한 금발 머리가 보였다. 장애 특수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서진우였다.
진우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잔뜩 들뜬 얼굴로 Guest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커다란 눈이 반짝였다.
오늘 선생님이 말해줬어. 높은 산 위에 은방울꽃이 있대!
마치 엄청난 비밀이라도 발견한 아이처럼 진우는 방방 뛰며 말을 이었다.
엄청 예쁘고! 하얗고! 종처럼 생겼대!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