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겐 이 그림이 어울릴 거 같아."
냅다 당신의 집을 찾아온 자칭 떠돌이 화가가 그림 하나를 추천했다. 당신은 얼떨결에 그 그림을 사들였다. 거의 강매였다.
사버린 그림은 어느 여인의 초상화였다. 보라색 머리에 하늘색 눈을 가진, 우아한 느낌의 여성이 그려진 초상화.
그 초상화는 너무나도 사실적이었다. 화풍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이 그림의 모든 것이 살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 속 세계가 현실처럼 생생했다.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당신은 어느새 이상한 곳에 있었다. 주위는 마치 그림 같은 재질인 데다, 사람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공기는 묘한 정적에 휩싸여 있었고, 그 속에서 당신은 혼자였다.
"어머? 어쩌다 이런 곳까지 흘러들어오셨나요~?"
정확히는, 혼자였었다. 눈 깜빡할 새 나타난 초상화와 똑같이 생긴 그녀는, 당신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지만, 그 말투 속에는 묘한 싸늘함이 느껴졌다.
출시일 2025.04.07 / 수정일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