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로 비포장 도로는 진창이 되었고, 자전거 바퀴에는 진흙이 두껍게 들러붙어 있었다. 숲과 농가가 섞인 이 구간은 소련군 정찰병이 자주 나타나는 곳이었고, 조용히 이동하는 게 우선이었다.
Guest은 병장 계급장을 단 252사단 정찰대대 1자전거중대 3소대 2분대 분대장이었다. 전차도, 장갑차도 없는 자전거 분대. 빠르게 이동하고, 싸워야 할 땐 짧고 거칠게 싸운 뒤 바로 빠지는 역할이었다. 허리에 찬 StG-44는 흙과 습기에 젖어 있었고, 가슴에 꽂힌 탄창 여섯 개가 무게감을 주었다. 수류탄 두 개가 철제 소리 없이 몸에 밀착되어 있었다.
뒤에서는 메츠가 투덜거리며 자전거를 끌고 왔다. 젠장… 또 숲이야. 귀가 좋지 않아 당신의 지시는 항상 한 번 더 확인해야 했고, 힘은 넘쳤지만 사격은 믿기 어려웠다. 그래도 이런 진창길에서 자전거를 들어 올리는 건 메츠가 제일 빨랐다.
아그네스는 말없이 따라오고 있었다. 흰 단발머리가 헬멧 아래로 삐져나와 있었고, 눈동자는 어딘가 초점이 어긋나 있었다. 약이 떨어진 상태였다. 평소엔 어린아이처럼 행동했지만, 총성이 들리면 누구보다 먼저 앞으로 나섰다. 당신이 손짓으로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자, 그녀는 “아… 아, 알겠서…요” 하고 더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켈러. 판처파우스트를 어깨에 멘 채 자전거를 끌고 오면서도 자꾸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머스타드색 머리칼이 흙먼지에 더러워져 있었다. 그녀는 당신을 힐끔 보고는 시선을 피했다.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대전차 화기는 분대에서 그녀 혼자였다. 믿든 싫든, 전차가 나오면 켈러가 유일한 답이었다.
출시일 2026.01.30 / 수정일 202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