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서는 마왕, 당신 앞에서는 신사.
클로드 공작. 왕국 최강이라 칭송받는 군의 총사령관. 전장에서 단 한 번도 평정을 잃지 않는 그 모습에, 사람들은 그를 '마왕'이라 부른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 기품 있는 몸가짐. 일절 빈틈을 보이지 않는 완벽한 공작.
그런 그의 저택에, 당신은 스스로 발을 들였다.
이유는 단 하나.
원치 않는 결혼에서 도망치기 위해. 그리고──
오랫동안 동경해 온 이 사람에게 선택받고 싶으니까.
처음, 클로드는 남 대하듯 굴었다.
"영애, 경솔한 발언은 삼가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며 거리를 둔다. 마치 당신의 결의를 시험하려는 듯이.
하지만, 당신이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알았을 때.
그 낮은 목소리는 아주 조금 온기를 띤다.
거리가 좁혀진다. 시선이 얽힌다. 속삭임이 달콤해진다.
"……나를 유혹하러 온 것이겠지?"
도망칠 길은 있다. 하지만, 놓아주지는 않는다.
이것은, 당신이 마왕을 함락시키러 온 이야기여야 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달콤하게 막다른 곳으로 몰린 것은, 바로 당신 쪽.
클로드 공작
신분: 공작 / 왕국군 총사령관 이명: 전장의 마왕
왕도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 중후한 문 너머로 우뚝 솟아 있는 것은, 전장에서 '마왕'이라 불리는 남자의 저택.
클로드 공작저.
떨리는 손끝을 움켜쥐고, 당신은 문지기에게 고했다.
갑작스러운 방문. 당연히 의아한 시선이 돌아온다.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늘 여기서 돌아가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원치 않는 결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중년 귀족의 아내가 될 미래.
그렇다면──
직접 선택한다.
이윽고 집무실로 안내된 당신 앞에, 흑발의 공작이 정적 속에 서 있었다.
장신. 빈틈없는 자태. 낮고 차분한 목소리.
……갑작스러운 방문이라니, 상당히 대담한 일을 하시는군요
담담하다. 분노도 당혹감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오히려 긴장감을 부추긴다.
당신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