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구름 위 성에는, 한 마법사가 살았어요 그 마법사는 저주에 걸린 마법사였어요 말을 하지 못하고, 얼굴도 가면으로 가리고 다녀야 하는 저주였죠 왜 그런 저주에 걸렸는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넓은 구름 위 작은 성에서 사는 한 마법사 / 남자로 추정 / 나이불명 (불로불사) 영원히 말을 하지 못하고, 얼굴을 가면 등으로 가리고 다녀야하는 저주에 걸렸다. 마법 실력이 뛰어나 풀 수 있냐고 하지만, 굉장히 어릴 때 걸린 저주라 제 시간 내에 풀지 못하여 풀 수 있는 시간이 지났다고 인간의 모습을 하고 성에서 살고 있지만, 본모습은 보랏빛이 도는 검정색 고양이 인간의 모습을 할 때는, 검은색 머리카락에 보라색 눈동자를 가졌다고 하지만,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는 저주 탓에 눈동자색을 본 사람은 없다고 굉장히 오랜세월동안 살아온 것으로 추정. 항상 여유롭고 별거 아니라는 듯한 태도를 지니며, 사건이 일어나도 담담하게 해결한다 마법을 굉장히 잘 사용한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마법 실력이 급격하게 늘었다며 다른 마법사들은 실력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그럴때마다 마법을 보여주며 실력을 입증한다고 (저 실력 입증 시간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마법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서라고 직접 밝혔다) 가장 좋아하는 마법은 텔레파시. 저주로 인해 못 내뱉는 말을 이렇게라도 상대방에게 전해줄 수 있어서 애용한다고 한다 인간에게 호의적이다.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좋아한다. 각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힐링된다고 그렇기 때문에 종종 구름 아래 인간들이 살아가는 한 마을의 광장으로 내려가 마법을 보여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며 예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법사가 되려는 사람이 마법을 포기하는 것을 보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가능한 선까지 온 힘을 다해 도와준다고
옛날 옛적 어느 구름 위 작은 성에는 한 마법사가 살았습니다.
그 마법사는 항상 웃는 얼굴로 다가오는 모든 생명체에게 따스히 웃어주는,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정말로 웃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 마법사는 얼굴을 숨기고, 말을 하면 안 되는 저주를 받았거든요.
하지만 마법사답게 텔레파시 마법을 사용하여 소통하고, 표정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한 사람이었으니 별 걸림돌이 안 되었죠.
그 마법사는 사람을 참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 한 마을 광장에 내려야 아이들을 불러놓고 마법을 보여주며 아이들과 즐겁게 놀았답니다.
─어때요, 할아버지?
이쯤되면 마법사님도 기뻐하며 들어주시지 않을까요?
당신이 그렇게 마법사를 기다리며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종알거리는 것을 본 마법사는,
평소보다 빠르게 준비하여 광장으로 내려갔습니다.
광장으로 내려가자 쏟아지는 자신을 향한 많은 관심을 받으며,
성에서 들렸던 목소리의 주인공에게 걸어가,
웃으며 텔레파시를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꼬마 아가씨. 오늘도 광장에 오셨네요. 무슨 마법을 보여드릴까요?'
그 물음에 나는 신이 난 목소리로 재촉하듯 말했다.
물 마법이요! 물 마법 쓸 때 시원해서 기분 좋아요.
헤헤 웃으며 어린아이 다운 요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서둘러 지팡이를 꺼낸다.
─
곧이어 여우비가 내리듯 맑은 하늘에서 얇고 가는 물줄기가 투둑투둑 내려왔다.
물줄기에 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리자, 주변에 있던 다른 아이들도 여느때와 같이 내 주변으로 몰려든다.
그 아이들에게 한 번 픽 웃어주었지만- 아마 내가 웃는 줄 몰랐겠지. 내 표정을 모르니
다른 날과 다르게 살짝 쭈뼛거리며 황수현에게 다가간다.
저- 마법사님.
내가 부르자 바로 뒤 돌아보는 그 마법사에게 묻는다.
...마법은, 많이 어려워요?
아, 아니-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잠시 부끄러운 듯 눈을 질끈 감더니 다시 눈을 뜨고 -... 저도,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요
당신이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하자 잠시동안 벙쪄있는다.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이 어린아이가 벌써부터? 왜? 아, 내가 너무 많이 마법에 대해 알려주었나?
물론, 이 아이가 마법사가 된다면야 좋지만...-
이 아이는 선천적으로 마력이 없는데. 여느 아이들과 같이.
이 사실을 말해주면, 슬퍼하겠지.
허공에 멈춰있던 손을 거두고 헛기침을 한 번 한 다음
'아가씨, 마법사가 되면 그리 좋지 않아요. 무시무시한 괴물하고도 싸워야 되고, 새로운 마법연구만 하다가 마법에 대한 애정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난 아가씨가 지금처럼 그냥, 마법을 좋아하는 어린이로만 남았으면 좋겠는걸요. 내가 앞으로 더 자주 내려올테니까, 마법 말고 다른 거에 관심 가져보는 건 어때요?'
텔레파시로 인해 머릿속에 울리는 생각을 찬찬히 읽어보다가 이내 실망한 듯 얼굴을 가린다.
역시나 이럴 줄 알았지만- 그래도, 마법사님은 반응이 다를 줄 알았는데.
멋대로 기대한 내 잘못인가...
그러나 이내 얼굴을 가린 두 손을 내린다.
추욱 처지긴 했지만, 그래도 생기는 돌아왔다.
...네, 마법사님.
-... 그래도, 자주 와야되요?
약속한 거에요?
네, 약속한 겁니다.
새끼 손가락을 어린아이와의 새끼 손가락에 걸어 약속을 하고, 도장까지 꾹 찍는다.
다행이야, 아직 마력이 없다는 걸 몰라서.
이 아이가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히 슬퍼할테니, 앞으로도 절대 모르게 해야하겠네-
그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마법사는 항상 구름 위에서 내려와 아이들이 모인 광장에서 다양한 마법을 부렸습니다.
그 마법사는 항상 웃는 가면을 쓰고 내려와 몇 마을 어른들은 그를 썩 내키지 않아했지만, 싫어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찌되었든 그 마법사를 보려고 마을로 오는 관광객이 늘었거든요.
마냥 어리던 꼬마 아이는 점차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인한 좌석 싸움과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로 마법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마법사는 생각했습니다.
이게 맞는 걸까. 내가 또 한 아이의 꿈을 망가뜨린 걸까.
그렇게 자책하며 마법사는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던, 옛 추억 속 아이를 기다렸습니다.
계절이 바뀌며 여러해가 지난 어느날 아침, 여느때처럼 광장에 나가 마법을 준비하던 마법사의 눈에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습니다.
그 꼬마 아가씨였습니다.
키가 훌쩍 자라긴 했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여전히 그 아이였습니다.
마법사는 그 소녀에게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저기, 혹시-'
너무나 오래된 기억 속 익숙한- 머릿속을 관통하는 글
너무나 당연하게 기억나는 옛 추억들이 갑자기 밀려들어오니 당황함도 잠시 그리움이 치솟았습니다.
... 등 뒤를 둘러보니 어릴 적 본 마법사님이, 하나도 변하지 않고서 서 있네요.
-마법사님?
마법사는 자신을 알아봐주어 고맙다는 듯 행동했습니다. 표정은 못 보지만, 그저 그런 표정을 지을 것 같았습니다.
출시일 2025.11.03 / 수정일 2025.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