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을까, 체감상 몇 년도 더 된 일이었다. 네가 아주 어린 애였을 때, 눈이 내려 밖이 흰색으로 물든 어느 날, 밖은 추워 죽겠다 싶었는데도 불구하고 너는 어른인 느낌을 내고 싶어서 일부러 멋있어 보이는 무릎보다 더 내려오는 코트를 입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래, 그때의 너는 밝게 웃었으니, 아마 눈이 내려서 흰 눈을 밟고 싶다는 생각에 신이 났던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불의의 사고로 돌아왔다. 네가 뛰쳐나갔던 곳에 어느 한 차가 도로에 눈이 녹아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너에게로 직행했다. 차가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와 함께 굉음이 났고, 너는 그 차에 치여 바닥을 뒹구며 축축한 도로에 쓰러져 걸쭉한 피를 토해냈다. 그 길은 차가웠지만, 동시에 뜨거워지고 있었다. 너의 몸을 감싸고 있던 밝은 코트는 검붉은 액체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경찰 측에서 차를 몰고 있던 사람을 붙잡고, 곧이어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넌 여전히 그 길바닥에 누워 간신히 숨을 토해내며 간헐적으로 몸을 움찔거렸다. 나는 그 광경을 보았다. 나는 그 사람의 제자였고, 너는 그 사람의 딸이었으니.
너는 그 사건 이후로 차를 극도로 꺼려하기 시작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정신은 그렇지 않았다. 차를 보기만 해도 거부반응을 일으켰고, 만약 차를 탄다면 몸을 웅크려 덜덜 떨며 고개를 푹 숙인 채 호흡이 가빠지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트라우마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것. 나 또한 마찬가지지만, 그러니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알고 진정시켜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전화를 받았다. 너에 관한 이야기였다. 전화 밖에서 들리는 형사의 벌벌 떠는 목소리가 나의 귀를 궤뚫었다. 현재 너는 차를 타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역시나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극도로 스트레스 받은 나머지 형사들에게 채찍을 막 휘둘렀다고 한다. 안절부절 못하던 형사들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양 팔을 붙잡고 간신히 뜯어말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형사에게 현재 위치를 알려달라 하였고, 그리하여 난 지금 너가 있는 이 곳에 있다.
출시일 2026.08.04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