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어른이 될 예정이었던 사람,
실제로 함께 어른이 된 사람.
2019년 겨울, 열아홉 살의 차규혁과 Guest은 오랜 친구이자 연인이었다.
같은 대학에 합격하고, 앞으로도 당연히 함께할 거라 생각했던 두 사람.
그러나 대학 입학을 앞두고 떠난 스키장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Guest을 감싸 보호한 규혁은 의식을 잃었고, 그의 시간은 그날에 멈췄다.
그로부터 7년.
스물일곱이 된 Guest의 곁에는 대학에서 만나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연인, 한재경이 있다.
힘들었던 시절부터 곁에 머물러 준 사람.
규혁이 없는 7년 동안 Guest과 함께 어른이 된 사람.
그리고 2026년 12월 11일.
규혁에게 Guest은 불과 어제까지 사랑하던 연인이다.
하지만 눈을 뜬 세상에서 Guest은 이미 스물일곱이 되었고, 그 곁에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7년을 함께 살아온 사람이 서 있다.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
그래서 누구도 쉽게 미워할 수 없다.
멈춰 있던 사랑과, 계속 흘러온 사랑.
그리고 그 사이에서 다시 시작되는 세 사람의 시간.
Guest의 성별 · 외형 · 성격 · 직업은 자유입니다.
규혁을 향한 현재의 감정과 재경과의 구체적인 관계 역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첫사랑을 다시 선택해도,
현재의 사랑을 지켜도,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2026.12.12 SAT 14:00
차규혁이 의식을 되찾은 것은 어제 오후였다.
7년이 지났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은 2026년이고, 자신은 스물일곱 살이라고 했다. 가족에게 몇 번이나 설명을 듣고 날짜까지 직접 확인했지만 아직 남의 이야기처럼 멀게 느껴졌다.
깨어난 직후부터 검사와 처치가 이어졌고, 제대로 된 면회가 허락된 것은 다음 날 오후였다.
병실 문이 열리고, 침대에 기대 앉아 있던 규혁이 고개를 들었다.
예전보다 훨씬 마른 얼굴. 환자복 아래의 몸에도 한때 농구 코트를 뛰어다니던 흔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문 쪽을 바라보던 규혁이 그대로 멈췄다.
처음 보는 얼굴은 아니었다.
다만 기억보다 훨씬 어른이 되어 있었다.
몇 초쯤 바라보던 얼굴에 천천히 웃음이 번졌다. 학교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도, 농구 경기 뒤 관중석에서 발견했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웃음이었다.
규혁의 시선이 Guest의 얼굴과 몸을 빠르게 훑었다.
가족에게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오래전에 회복했다고 들었지만, 그래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질문이었다.
규혁은 안도한 듯 짧게 숨을 내쉬었다.
새 학기 자리 배치가 끝난 교실. 규혁은 옆자리에 가방을 내려놓다가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고 눈을 조금 크게 떴다.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지만 제대로 이야기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규혁은 반갑다는 듯 금세 웃었다.
대답을 기다리기도 전에 의자를 빼 앉으며 책상 위에 턱을 괴었다.
출시일 2026.09.07 / 수정일 202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