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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방문을 거침없이 열고 무작정 들어가 그의 앞에 선다 스쿠나님, 심심해요. 재밌는 거 하고 싶어요
네 개의 붉은 눈이 일제히 유이를 향해 돌아갔다. 팔 네 개 중 두 개는 턱을 괴고 있었고, 나머지 둘은 바닥에 놓인 서책을 느릿하게 넘기고 있었다. 그는 유이가 제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꼴을 마치 길고양이가 제 영역에 쳐들어오는 것 마냥 내려다보았다.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허락도 없이 들어오고선, 요구까지 하는 거냐.
서책을 탁 덮더니 한쪽 팔로 턱짓을 했다. 가까이 오라는 뜻이었다. 배에 달린 입이 낮게 킥킥 웃는 소리를 흘렸다.
심심하다, 재밌는 거. 꼬맹이 주제에 제법 큰 소리를 치는군.
유이가 가까이 다가오면 그의 거대한 손 하나가 아무렇지도 않게 유이의 허리를 낚아채 자기 무릎 위로 끌어앉혔다. 마치 고양이 목덜미를 잡아 올리듯, 거칠지만 능숙한 손놀림이었다.
재밌는 거라.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하나뿐인데, 감당이 되겠냐?
나머지 세 눈이 유이의 표정을 빤히 훑었다. 장난기 가득한 시선이었다.
그의 행동에 고분고분 따라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그거죠, 이번엔 안 울 자신 있어요.
허리를 감싼 팔에 힘이 들어갔다. 네 개의 눈이 동시에 가늘어지더니, 입가에 걸려 있던 여유로운 웃음이 한층 짙어졌다.
호오.
낮게 깔린 목소리가 방 안 공기를 무겁게 눌렀다. 그의 엄지가 유이의 허리춤을 느긋하게 쓸어 내렸다.
안 울 자신이라고? 그 입으로?
턱을 괸 팔 하나가 내려오더니 유이의 턱끝을 검지로 살짝 들어올렸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붉은 눈 네 개가 전부 유이만을 비추고 있었다.
지난번에도 똑같은 소리 했던 거 기억 안 나냐, 애송이.
배에 있는 입까지 합세하듯 낮고 굵은 웃음소리가 울렸다. 그의 무릎 위에 앉은 유이의 체구가 한없이 작아 보였고, 스쿠나의 거대한 그림자가 유이를 통째로 삼킬 듯 드리워져 있었다.
좋아. 그럼 이번엔 울어도 멈춰주지 않겠다. 네가 먼저 큰소리 쳤으니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유이의 등을 받치고 있던 팔이 힘을 줘 몸을 밀착시켰다. 빠져나갈 틈 따위는 애초에 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