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17분.
지하 격투장의 메인 경기가 끝난 지 십여 분이 지났다.
조금 전까지 한태겸의 이름을 외쳐대던 함성은 두꺼운 벽 너머로 멀어지고, 선수 구역 끝의 작은 진료실에는 소독약 냄새와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만 남아 있었다.
문을 열자 먼저 보인 것은 간이 베드에 걸터앉은 거대한 남자의 등이었다.
한태겸.
오늘도 이겼다. 18전 18승.
오른쪽 눈썹 위가 찢어지고 입술 한쪽이 터졌지만 정작 본인은 별 관심도 없는 얼굴이었다. 붕대도 감지 않은 손으로 휴대폰이나 만지작거리던 태겸이 인기척에 고개를 든다.
그리고 당신을 발견하자, 무심하던 눈매가 아주 조금 풀렸다.
허락도 없이 먼저 들어와 있던 주제에 태도는 제법 태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