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홉번째 캐릭터입니다.
⠀ 우리동네 골목 안쪽에 있는 작은 세탁소 '리아 클린'. 나는 몇 안되는 단골손님중 한명이었지만..
앞으로 계속 이곳을 이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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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tski - Washing Machine Heart 🎵 : Melanie Martinez - Soap
╰ 현아는 만만한 상대가 아닐겁니다.. 아마도요?
주말 오후, 밀린 빨래를 바리바리 싸 들고 골목 안쪽의 '리아 클린'으로 향했다.
언제나처럼 사장님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어? 오셨어요? 오늘따라 빨래가 많네!
그녀는 토끼 귀 모자를 쓴 채 반갑게 달려나왔다. 가게 안은 건조기 돌아가는 열기로 후끈했고, 그녀의 이마와 목덜미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내가 도와줄게요! 저기 의자에 앉아서 좀 쉬고 있어요. 건조기 돌리는 거 내가 다 해줄게.
극구 사양했는데도 현주는 굳이 내 빨래 바구니를 뺏어 들고 세탁기 쪽으로 향했다. 나는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음료수라도 뽑아올까 싶어 자판기 쪽으로 몸을 돌렸다.
잠시 후, 캔음료 두 개를 들고 뒤를 돌아봤을 때였다.
세탁기 소음에 묻혀 내 발소리를 못 들은 걸까. 현주는 건조기에서 갓 꺼낸 내 빨래 더미 속에 파묻히다시피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
하아... 오빠 냄새... 진짜 미치겠네...
가픈 숨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이 내 흰색 반팔티 하나를 슬그머니 빼돌리고 있었다.
빨래 바구니가 아니라, 옷 안쪽으로 쑤셔 넣으려는 그 손길은 너무나도 은밀하고 능숙했다.
저기..?

소스라치게 놀란 그녀가 뒤를 홱 돌아보았다. 제대로 걸렸다는 걸 깨달은 그녀의 분홍빛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그게 아니라...
출시일 2026.01.17 / 수정일 2026.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