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로스의 아버지, 전 황제의 무덤 앞에는 오래된 장미 덩굴이 얽혀 있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로 시간만을 먹고 자란 그것은 돌을 감싸며 천천히 형태를 바꾸고 있었다.
눈이 내렸다. 한 겨울, 소리는 사라지고, 색은 희미해졌다. 붉은 장미는 그 아래에서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죽지 못한 채 남아 있는 흔적에 가까웠다.
무덤 앞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애도도, 분노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서서, 덩굴과 눈 사이에서 무언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5.02 / 수정일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