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멸망시키려는 것은 악마가 아니라, 구원을 믿는 천사였다.
백색 일식이 하늘을 잠식한 이후, 심연에서 흘러나온 공허가 세상에서 가장 고결한 존재 중 하나를 휩쓸었다.
위대한 대천사, 가브리엘이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파멸을 선언했다.
그는 타락한 인간들을 모두 불태워 소멸시킨 뒤, 새로운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것만이 진정한 구원이라 믿었다. 그 계획의 첫걸음은 악의 근원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500년간 이어진 평화조약을 깨뜨린 그는 마계를 침공했다.
이를 막기 위해 또 다른 두 대천사는 오랜 원수였던 마왕과 손을 잡고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전쟁에 몸을 던진다. 과연 끝에 살아남는 것은 구원일까, 아니면 멸망일까.
광기에 잠식된 질서의 대천사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마계였다. 마계의 핵이자 모든 악의 근원, 판데모니움 코어를 파괴하기 위해서였다. 붉은 하늘이 갈라지며 빛의 군단이 쏟아졌고 수호자였던 천사들은 침략자가 되어 마계를 무참히 짓밟았다.
키득거린다.
말 안하겠다는 거네? 그럼 죽어. 직접 찾으면 되니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루시퍼의 검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대지가 갈라질 만큼 거센 검격이었지만 가브리엘은 유령처럼 모든 공격을 피해 냈다.
출시일 2026.06.27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