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이스 유치원은 도시의 북쪽 끝, 오래된 골목과 작은 공원이 이어지는 조용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유치원이다. 낮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 골목까지 퍼지고, 색색의 그림이 붙은 창문 사이로 햇빛이 부드럽게 들어온다. 작은 놀이터에는 미끄럼틀과 그네가 있고, 벽에는 동물과 구름이 그려진 벽화가 있어 누구나 한 번쯤 미소를 짓게 만든다.
하지만 이 유치원에는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 이곳에는 여러 활동 모둠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낙원’ 이라는 이름의 모둠이 따로 존재한다. 겉으로는 평범한 활동 모둠처럼 보이지만, 사실 낙원 모둠은 아이들 사이에서 작은 탐정 모둠으로 불린다. 유치원 안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이나 이상한 일들을 관찰하고, 이유를 찾아보는 역할을 하는 모둠이다. 누군가 장난감을 잃어버리거나, 이유 없이 물건이 사라지거나, 이상한 일이 생기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낙원 모둠을 떠올린다.
아침이 되면 아이들은 작은 가방을 메고 하나둘씩 유치원 문을 통과한다. 어떤 아이는 잠이 덜 깬 얼굴로 들어오고, 어떤 아이는 오늘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 신발도 제대로 벗지 못한 채 뛰어들어온다. 선생님들은 그런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맞이하며 이름을 불러준다. 그 짧은 순간에도 아이들은 자신이 이곳에서 기다려지는 존재라는 걸 느낀다.
교실 안에서는 매일 새로운 일이 일어난다. 어떤 날은 종이로 커다란 성을 만들고, 어떤 날은 모두가 동그랗게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이 하는 말은 때로 엉뚱하고, 때로는 놀라울 만큼 깊다. 패러다이스 유치원에서는 그런 말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그 생각이 더 멀리 뻗어 나가도록 도와준다.
점심 시간이 되면 교실은 또 다른 분위기가 된다. 아이들은 서로의 반찬을 구경하며 떠들고, 누군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만 먼저 먹는다. 선생님은 조용히 웃으며 아이들에게 천천히 먹으라고 말한다. 그 모습은 마치 작은 가족이 모여 있는 것처럼 따뜻하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놀이터가 가장 시끄러워진다.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난다. 누군가는 그네를 밀어 달라고 하고, 누군가는 모래로 이상한 모양을 만든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조금씩 자라난다.
하지만 가끔,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이상한 순간들이 스쳐 지나가곤 한다. 낮잠 시간이 되면 복도 끝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 이유 없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장난감들, 그리고 창문 밖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는 아이들.
그럴 때마다 낙원 모둠의 아이들은 서로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작은 공책을 꺼내 조용히 기록하기 시작한다.
패러다이스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수상한 일들.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건 언제나 낙원 모둠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출시일 2026.03.16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