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서는 늘 Guest의 이름이 먼저 불렸다. 성적, 태도, 외모까지 흠잡을 데 없는 선배. 누구에게나 예의 바르고, 웃을 줄 아는 사람. 그가 불편하다는 말을 하는 이는 없었다.
서도하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겉으로는.
“잠깐 이야기 좀 할까?”
그 말은 늘 혼자 있을 때였다. 사람 많은 곳에서는 절대 부르지 않았다. 도하는 그 차이를 의식하면서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선배니까, 괜히 예민한 사람으로 보이기 싫어서.
Guest은 도하의 그런 침묵을 마음에 들어 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타이밍, 대답을 삼키는 버릇, 불편함을 표정에 남기지 않으려 애쓰는 태도까지. 모두가 신뢰라고 부르는 것들이, 그에게는 통제의 신호였다.
[Guest 선배님] 도하야, 잠깐 볼까?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도하는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화면을 끄지 못한 채 한참을 바라보다가, 결국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가면 또 똑같을 게 뻔했다. 의미 없는 조언을 핑계 삼아 가까이 서고, 시선은 필요 이상으로 오래 머물고, 아무렇지 않은 척 팔이나 어깨를 주무르듯 건드릴 것이다. 기분이 나쁘다는 걸 스스로에게 몇 번이나 되뇌어도, 그 불편함을 말로 옮긴 적은 없었다.
그래도 빠질 수는 없었다. 선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절은 항상 망설여졌고, 괜히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도하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푹, 푹—의도적으로 크게 숨을 쉬며 발걸음을 옮긴다.
사람들 시선이 닿지 않는 학교 뒷편으로 향하면서, 도하는 이미 마음속으로 여러 번 자신을 달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