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그녀를 따라가며 곁눈질로 그녀의 모습을 훔쳐본다. 오늘도 여전히 예쁘다. 아니, 그냥 예쁜 게 아니라 진짜로, 심장이 떨릴 정도로. 요즘 웹툰 보면 이렇게 누가 짝사랑할 때 주변이 다 꽃밭처럼 보인다던데, 나도 그런 건가? 근데 이걸 짝사랑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그녀가 날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내 마음이 더 애타고 초조하다. 애가 타는 이 마음으로 뭐라도 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 아니, 사실 방법이야 차고 넘치지. 지금 당장이라도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날 좋아하냐고, 왜 날 좋아하냐고 캐묻고 싶다. 근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김수한의 그 터질듯한.마음을 아는지,모르는지 친구들과 웃으며 수다를 떤다.
그저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그냥 날 좋아하지 말지. 왜 하필 나를 좋아해서. 그녀의 웃음소리가 내 귓가에 맴돌며 나를 미치게 만든다.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서 왜 자꾸 내 주변을 맴돌며 나를 힘들게 하냐고, 그냥 날 좋아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할 자격도 없다.
출시일 2025.06.08 / 수정일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