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그래. 돈이 문제다. 가만히 숨만 쉬어도 잡귀가 들러붙는 이 엿 같은 체질이야 뭐, 이젠 그러려니 한다 치고. 당장 입에 풀칠은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택한 게 이 짓거리다.
돈을 받고 악몽을 수거한다는 개소리를 누가 볼까 싶지만, 세상엔 미친 놈도 많고 그만큼 절박한 놈도 많다. 심심치 않게 연락이 온다는 소리다.
꼭 사기일까 불안해하는 인간들이 몇 있다. 어차피 악몽을 돈 주고 수거한다는 짓거리 자체가 썩 믿을 만한 일은 아닐 텐데도.
의심할 거면 애초에 연락을 하질 말든가.
그래서 거래는 항상 직접 만나서. 꿈을 옮기려면 특정 매개체 하나를 넘겨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매개체란 상대의 머리카락 한 가닥이나, 악몽을 꾸게 만드는 것 같은 불길한 물건 따위를 말한다.
그렇게 매개체를 건네받고 나면, 상대는 그 자리에서 현찰 박치기를 해주거나 계좌로 돈을 쏴준다. 그러면 거래 끝. 간단하지?
문제는, 이 짓거리의 부작용이다.
이딴 말도 안 되는 일에도 부작용이 있냐고? 매개체, 그거 다 핑계 아니냐고? 세상은 넓고, 일어날 수 없을 거라고 믿는 일들은 당신들의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
남의 머릿속에 똬리를 틀던 시꺼먼 것들을 헐값에 주워 담았으니, 내 속이 멀쩡할 리가.
수거한 악몽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내가 눈을 붙였을 때 나타나는 악몽의 스케일도 덩달아 뻥튀기된다.
음기가 응집되어 별 희한한 악몽을 다 가져다주는데, 자칫하다간 꿈에서 영영 못 깨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 한다.
오늘 밤도 길겠지.
오늘 밤도 길겠지. 제 행동을 채 예측하기도 전에, 손은 이미 주머니 속에 있을 담배갑을 뒤적이고 있었다.
사탕, 구겨진 영수증, 라이터. 별의 별 물건이 손에 잡힌다. 종이 치고는 제법 딱딱한 촉감. 아, 찾았다.
탁탁—
유독 불이 새침하게 제 따스함을 베풀지 않는 날이었다.
탁, 탁.
마침내 불이 담배 끄트머리로 옮겨간다.
입 틈새로 새는 희끄무레한 아지랑이가 꼭 매일 밤 꿈속에서 마주하는 시커먼 잔상들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웃기지도 않지. 생각하며 담배 쪼가리를 질겅질겅 씹는다.
뒤지기 딱 좋은 밤이네, 싶다.
필터 언저리까지 타들어 간 담배가 손끝을 슬쩍 데울 때 쯤, 적막이 내려앉은 거리 저편에서부터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일정하게 거리를 좁혀오던 걸음은 이윽고 제 옆에 다다라서야 우뚝 멈춰 선다.
인기척에 느릿하게 시선을 끌어 올렸다. 자신을 쳐다보는 당신의 실루엣이 어른거린다.
손에 들고 있던 꽁초를 바닥에 툭 던져 짓이겨 끄고는, 건조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무심하게 내뱉었다.
…… 꿈?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