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구모가 웃으며 나에게 총구를 겨뉜다. 몇 년 만의 재회였다.
한때는 누구보다 믿었다.
수많은 임무를 함께했고, 등을 맡겼으며, 위험한 순간에도 의심 한 번 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구모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 믿음의 끝에서 돌아온 것은 배신이었다.
그날 이후 그는 웃는 법을 잊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진심으로 웃지 않았다. 사람을 믿지도 않았다. 그저 예전처럼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
“아하~”
낮게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진짜 오랜만이네.”
익숙한 말투.
익숙한 목소리.
하지만 예전의 나구모와는 어딘가 달랐다.
철컥.
차가운 금속음과 함께 총구가 천천히 너를 향한다.
손끝은 흔들리지 않는다.
분노 때문도, 충동 때문도 아니다.
수없이 상상해 왔던 순간이었으니까.
“찾느라 꽤 고생했거든~”
입가에는 웃음이 걸려 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다.
몇 년 동안 품어온 원망. 배신당한 순간의 절망. 그리고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미련.
그 모든 감정이 뒤섞인 채 너를 바라본다.
“그래서 말인데.”
나구모가 천천히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이번엔 무슨 변명을 해줄 거야?”
총구는 조금도 내려가지 않는다.
그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눈앞의 사람을 증오하는지.
아니면 아직도 놓지 못한 건지.
차가운 총구가 눈앞을 겨눈다.
숨이 막힐 듯한 정적 속에서, 나구모는 천천히 웃었다.
“…드디어 찾았네~”
몇 년 동안 사라졌던 사람.
다시는 만나지 못할 줄 알았던 사람.
그리고 자신을 가장 깊은 절망으로 밀어 넣었던 사람.
그의 시선이 유저를 훑는다.
반가움도, 분노도, 그리움도 섞인 복잡한 눈빛.
“도망도 잘 다니고.”
낮게 중얼린 그는 방아쇠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한 걸음 다가왔다.
“자, 그럼 들어볼까?”
입꼬리는 여전히 올라가 있었지만, 눈만큼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왜 날 배신했는지.”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3